2011년 등재
≪일성록≫은 1760년(영조 36)부터 1910년(융희 4)까지 조선 후기 150여 년 동안 국왕의 동정과 국정 운영 내용을 기록한 ‘왕의 일기’입니다. 총 2,329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단 한 부만 편찬되었지요. ≪일성록≫은 글자 그대로 ‘하루의 반성문’이라는 뜻인데요, 정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언행과 학문을 성찰하며 쓴 <존현각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존현각은 정조가 왕세손 시절부터 머물던 경희궁 안 거처의 이름입니다. 정조는 즉위한 이후 국정 업무가 늘어나자 왕립 도서관인 규장각 관원들에게 일지를 쓰게 하고 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승인을 받게 했습니다. 이로써 ≪일성록≫은 왕의 개인 일기에서 국정에 관한 공식 기록물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지요.
조선 왕실은 국정에 참고할 목적으로 ≪일성록≫을 편찬했는데요, 실제로 수록 내용을 요점 중심으로 정리하고, 사건마다 제목을 붙여 놓아 왕이 쉽고 빠르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기록물인 ‘실록’이 후대에 편찬된 것과는 달리, ≪일성록≫은 당대의 사건들을 당시의 시점으로 상세히 담고 있는 역사서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사료로서 가치가 큽니다. 또한 18~20세기 동서양 간의 정치와 문화 교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세계적인 시대 흐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