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등재
≪동의보감≫은 1613년 우리나라에서 편찬된 ‘의학지식과 치료법에 관한 백과사전적 의서’입니다. ‘왕실 주치의’(어의)인 허준(1539-1615)이 1596년(선조 29) 왕명에 따라 집필을 시작해 1610년(광해군 2)에 완성했는데요, 3년 후에는 내의원(의학을 담당하는 궁중의 관아)에서 목판본(목판으로 인쇄한 책)이 처음 간행되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조선과 중국의 의학 서적과 문헌, 임상 경험을 하나로 모아 동양 의학사상과 지식, 치료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과거 2,000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창안되고 발전돼 온 다양한 의학 지식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독창적으로 집대성한 것이죠. ‘동의’는 조선의 의학 전통을 뜻하고, ‘보감’은 귀감이 된다는 의미이니, ‘동의보감’이라는 이름에는 동아시아 의학의 표준이라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고 하겠습니다. 조선이 왕명으로 ≪동의보감≫을 편찬한 이유 중 하나는 백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였습니다. 전문화된 의학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와 쉬운 말로 풀어쓴 간편한 치료법을 책에 함께 담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책에서 양생(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잘하여 오래 사는 것)의 원칙에 따라 건강과 질병 문제를 다뤄 백성들이 실생활에서 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이끌었지요. 이처럼 19세기까지 사실상 전례가 없던 개념인 ‘국가에 의한 공공의료’와 ‘예방의학’이라는 이상을 17세기에 벌써 도입했다는 점에서 ≪동의보감≫의 의의와 가치는 세계의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