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백기 인터뷰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팀 권송 전문관
이번달 청.기.백.기(청년 기자단의 백 가지 기록)에서는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교육의 미래 보고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팀 권송 전문관을 만나 보았습니다.
– 실무 담당자로서 교육의 미래 보고서 한국어판 발간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앞서 나온 ‘포르 보고서’와 ‘들로르 보고서’를 이어 미래 교육을 예측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보고서입니다. 2019년부터 활동해 온 국제미래교육위원회의 활동 결과물로 발간이 예정되어 있어 최종본을 기다리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담당자로서 마음이 조급했는데, 드디어 국문본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놓이네요.
–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급변하는 세상 속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 그리고 교육학의 접근 방식을 아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데요. 이 보고서를 딱 한 집단에만 추천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학부모 등 양육자들께 이 보고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습 당사자인 학생이나 교사의 적극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양육자의 ‘기대’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청소년과 청년이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부모의 기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저도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일종의 경쟁심리라 할까요? 또래보다 내 아이가 더 나았으면 하는 마음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어려운 순간이 적지 않아 스스로 부끄러워지곤 합니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새로운 교육을 그려보면서, 아이의 교육 때문에 불안해질 때 스스로의 마음도 다잡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보고서에서 다양한 방면의 교육과정 변화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를 한국의 교육과정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교사와 교육 정책가들은 어떤 현실적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보고서에서는 교사 간 협업을 통한 수업의 구성, 전 학교적인 접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교육 관련 의사결정에 교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요.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께서 추진하시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에 대한 경험과 교육현장에서 우러나온 의견을 공유해 주신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예상합니다. 담당자로서 국내외적 도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포럼 등의 기회를 통해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 전환의 시대에 교육과정이 포함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협력, 즉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서로를 돌보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학습의 과정에서도 충분한 상호작용과 협력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에 함께 학습하고, 피드백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더 많이 포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타인과 협력할 의지만 충분하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문관께서 생각하시는 미래 교육, 혹은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학습의 과정 자체가 즐거워서 자발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이를 통해 각자의 인생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이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 아닐까요? 저는 아주 어릴 때 수영을 시작해서 수영 기술로만 보면 아주 뛰어난데, 너무 힘들게 배운 탓에 그 과정에서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수영을 시작한 친구가 영법 하나하나를 배워가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배움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히 배움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교육팀에서 관련 사업을 계속 담당하면서 자연스레 평생 교육의 관점이 생겼는데, 교육팀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이 저 자신에게도 학습 과정이 되는 것 같아요. ‘즐거운 학습’이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송현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