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유네스코학교 총회
2021년 유네스코학교 총회가 지난 4월 3일 역대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 시대에 효과적인 유네스코학교 활동을 위한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장이자 대한민국의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가입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의미가 남달랐던 올해 행사 현장 모습을 전한다.
코로나19 때문에 한 해를 건너뛰고 2년 만에 열린 이번 총회는 ‘코로나 1년 후: 유네스코학교 운영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을 비롯, 2020년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운영 결과 보고 및 2021년 사업 계획 안내, 교급별 우수사례 소개, 17개 시도별 지역협의회 회의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정종철 교육부 차관(유네스코한국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축사와 환영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활동을 모색한 일선 학교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대한민국의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가입 6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네스코 본부의 줄리 사이토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국제조정관 역시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열린 패널 토론에서 박휴용 전북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수업이 학교 교육에서 물리적·사회규범적·학습원리의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중시하는 유네스코학교는 교육의 기준을 인류중심적 세계관에서 탈피해 자연생태계와 기술문명에 대한 미래 인류의 역할을 다시 고민하는 포스트휴머니즘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선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사회계층별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한편, 가정 내 학습 공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사회적 차원에서 지역사회 내에 학습센터를 구축하고 상주 조력자가 학습자의 원격 수업을 돕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교사 학습공동체 등 자발적이고 즉각적인 협력 방식이 필요하며, 교사의 역할을 ‘지식전달자’가 아닌 ‘학습조력자’로 바꿀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성신 삼정자초등학교장은 학부모나 긴급돌봄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저학년보다는 고학년 학생들에게서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가 크게 느껴진다고 밝히는 한편, 학교에서 단순한 지식 습득 이상을 기대하는 학생 및 학부모들의 기대에 맞춰 교사들도 학생들과 상호 교감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 명일여고 교사는 원격수업 확대에 따라 학생들이 상호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생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히고, 교사들이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에 적합한 교수학습 및 평가자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학교 및 지역 간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조우진 교육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가 ‘국제교육연대’(Global Education Coalition)를 구성한 가운데, 유네스코가 향후 교육 의제 수립과 관련해 ▲인간과 지구의 지속가능성 문제 ▲시민성과 참여 ▲일과 경제적 안정 ▲학교 모형의 변화 ▲교육과 타 분야와의 관계 등 5개 핵심 문제를 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널 토론에 이어 진행된 2020년 유네스코학교 활동 보고 및 2021년 주요 사업 발표에서 유네스코학교팀은 유네스코학교의 일선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간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전학교적 접근이나 세계시민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등 유네스코학교 운영과 관련해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가치관과 교육이념에 대해 설명하고 평화 프로젝트, 교사연수, 한일교사대화 등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의 학생 교류 및 학습 플랫폼 등을 포함한 올해 주요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오후에 진행된 우수활동사례 발표에서 박지숙 백사초등학교 교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이용해 영재학급, 학생자치회, 창의적체험활동 동아리, RCY에서 진행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으며, 배명애 함안여자중학교 교사는 학년별 주제 통합 프로젝트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설명하며 학교 활동에 있어 교육공동체간 소통, 교육과정의 유연한 운영,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재정 송내고등학교 교사는 송내고의 ESD와 인공지능을 적용한 학교 교육과정과 더불어 이를 생태 숲 미래학교로서 학교공간과 연결시키는 과정을 소개하며 기존의 생태교육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끝으로 총회에 참석한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들은 17개 시도별 지역협의회 회의에 참여해 지역별 중심학교를 선정하고 향후 일정을 포함한 연간 계획을 세우며 총회를 마무리했다. 참고로 이번 총회에서 소개된 발표자료와 총회 영상은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 홈페이지 내 영상자료실에 유네스코학교를 대상으로 공개돼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유네스코가 제안하는 교육 이슈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유네스코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내년 총회 자리에서 보다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기준 유네스코학교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