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G20 청년정상회의
청년들이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직접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설 역량을 기르는 G20 청년정상회의(G20 Youth Summit, 이하 Y20회의)가 지난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됐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오지현, 최영진 학생이 소감과 함께, 현지에서 표출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거에 비해 각국은 더 많은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은 사회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일 뿐, 능동적인 ‘주체’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실제 G20(주요20개국) 국가와 참관국 3국 및 다양한 국제기구의 청년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책을 제안하고, 본 정책안을 실제 G20 정상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Y20회의다. 올해 G20 개최국인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번 Y20회의에 참가한 각국 청년들은 노동의 미래(Future of Work), 비즈니스와 환경(Business and Environment), 국제무역(International Trade)의 세 가지 의제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새벽까지 호텔 로비 계단에 모여 정책 제안서를 작성했으며, 무엇보다도 각 의제별로 청년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마련된 정책 제안서는 5월 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달됐다.
우선 ‘노동의 미래’ 의제에 관해 청년들은 4차 산업혁명과 고용 시장의 변동성이 상존하는 시대에 새로운 기술로부터 소외된 계층을 위한 체계적인 업스킬링(upskilling)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근무 환경 및 실업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청년층의 성공적인 노동 시장 진입과 청년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비즈니스와 환경’ 의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국제 사회에서 수많은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목소리가 시급하게 반영되어야 할 이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10시간이 넘는 회의 결과 청년들은 ▲ 친환경적 기업 문화 양산을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의 필요성 ▲ 기후 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 ▲ 플라스틱 및 폐기물 처리와 재사용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국제무역’ 의제를 논하는 자리에서 청년들은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관련하여 각국의 상이한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 기존 무역 시스템 개선 ▲ 포용적 무역 달성 ▲ 무역의 미래 등의 문제를 민감하게 다루었다. 그러면서도 각국의 이해관계를 넘어, 기존 국제 무역 체제에서 소외된 국가들을 위한 원조와 기술지원을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가치사슬을 형성하고자 하는 규범적 논의도 잊지 않았다.
이같은 의제별 정책 제안을 들은 츠지 키요토 일본 외무성 차관은 “이렇게 정교한 정책 입안서가 청년들 사이에서 나오다니 놀랍다”면서도 “부족하더라도 좀 더 청년다운 혁신적인 정책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어쩌면 청년들은 ‘정책 담당자들이 우리 목소리를 들어줄까’라는 걱정에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이 들어줄 만한 이야기’를 먼저 고민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세계 각국 청년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국가의 이익을 넘어 미래 세대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논의해 보는 이러한 자리가 더 소중한 이유다. 오는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전달됨으로써 더 많은 청년들의 주체적인 이야기가 존중받는 사회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오지현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최영진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