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도시 통영선언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경남 통영시 RCE세자트라숲에서는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도시 선언식이 개최됐다. 학생과 학계, 지자체가 모여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약속한 이 자리에서 학생과 전문가 대표가 각각 발표한 내용을 축약해 소개한다.
청소년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미래를 위해
통영고등학교 3학년 김민성
청소년들은 정말 바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배울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그런 학생들 중 하나였지만, 통영RCE세자트라숲의 ‘브릿지투더월드’ 활동을 하면서 저와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여러 사회문제를 논의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그 해결방안을 더욱 깊이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 공부 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지금의 기후위기가 더 심각해져 지구가 인간을 받아줄 상황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금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위기가 오면 우리는 과연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할 수나 있을까요? 기후위기 때문에 학생들이 꿈을 이루기 위한 세계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학교에서도 기후문제와 관련된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환경교육을 학교 교육에 포함하고 질 높은 수업을 통해서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배우고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된 교육을 해야 하며, 겉으로 보여주거나 시험을 치기 위해서가 아닌, 실질적으로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훗날 우리나라는 기후문제에 대해 형식적인 내용만 말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국가가 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어리고 철없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청소년들이 아닙니다. 2003년생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외쳤던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을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에 참여하게 이끌었고, 우리 청소년들도 그녀와 다르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저희가 목소리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더불어 이 위기에 대해 바르게 대처하고 노력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저희가 보고 배우는 사람은 바로 여기 계신 여러분들입니다. 우리도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되기를
청주교육대학교 이선경 교수
코로나19나 기후위기와 같은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문제가 우리 삶의 기반을 흔드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기적으로는 정책이나 법과 같은 규제나 유인책이 성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해 환경소양을 가지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행위주체자’들로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9년 기후변화위기와 관련하여 결석시위를 진행했던 국내외의 많은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에게 간절히 요구했던 것도 바로 기후변화에 대해, 환경에 대해, 제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을 제공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이 현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이를 늦추기 위해 세상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등을, 미래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들도 알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교육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한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보건, 안전, 기후변화, 생태계, 형평성, 경제 등 여러 영역의 통합과 혁신적인 교수학습적 접근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역량을 갖춘 시민도 길러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는 건강과 관련된 보건의 문제인 동시에 환경 문제이고, 일자리와 관련된 경제 문제이면서 형평성과 관련된 사회의 문제이며, 개인의 행동과 관련된 문화적 문제인 동시에 사회의 시스템과 연계된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더욱 그러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민감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질문을 제기하고, 통합적 이해에 기반한 시의적절한 실천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실제 쟁점을 마주해 함께 학습하고 실천하는 기회를 갖지 않는다면 생각은 바뀌지 않고 변화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즉,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사회적 학습은 필수적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사회적 학습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요? 평생학습에 기반한 협력과 연대와 소통이 핵심일 수 있으며, 지방 정부와 함께 비국가 행위자의 꾸준한 노력이 더해져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도시 전체적 접근’이 이루어진다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통영시가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 도시가 되기로 선언하고, 이를 위해 통영시, 시의회, 통영교육지원청, 한려해상생태탐방원, 통영RCE, 통영 거제환경운동연합 등 중요 기관과 단체들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더불어 이번 선언을 계기로 통영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더 많은 청소년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함께 고민하고 배우고 실천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