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및 신산업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지역 차원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7월, 제4차 아태지역 교육 2030 회의(The 4th Asia-Pacific Meeting on Education 2030, APMED 2030)가 ‘학습의 변혁’(Transforming Learning), ‘아태지역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달성을 위한 숙련 수요’를 주제로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었다. APMED 2030은 교육 분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지역 단위에서의 현황, 추진상황, 이행전략 등을 매년 논의하는 자리로, 아태지역 대부분 국가의 교육과 개발협력 분야 국제기구, 정부, 민간, 시민단체 등이 활발하게 참여해오고 있다.
그간 다소 더디게 진행되던 국제사회에서의 SDGs 관련 논의는 2017년부터 시작된 UN 주도의 고위급정책포럼(High Level Political Forum)을 통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총 17개 SDGs 목표 중에서도 4번 목표(SDG4,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보장 및 평생학습 기회 증진)인 교육 분야의 논의가 가장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방콕 회의에서는 글로벌 및 지역 관점에서 바라본 SDGs, 아태지역에서 SDG4 숙련 목표(skills targets) 성취를 위한 제도 및 정책의 혁신 등이 주요 주제로 발표되었다. 또한, 학습에서의 포용과 형평, 디지털 숙련의 해체에 대한 환상과 실제, 미래의 숙련된 인력 양성과 학교에서 직업세계로의 이행, 지역 내 인력교류와 취업가능성 촉진을 위한 역량체계(qualifications frameworks) 강화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SDG4의 세부목표 중 직업 교육훈련(TVET, skills development)과 관련된 목표들인 ‘양질의 기술교육, 직업교육, 고등교육에 대한 평등한 접근 보장’(SDGs 4.3) 및 ‘취업, 양질의 일자리, 창업에 필요한 전문기술 및 적절한 기술을 가진 청년 및 성인의 수 증대’(SDGs 4.4)를 집중 조명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두 세부목표의 이행 현황, 이슈, 기회 도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한편 아태지역 차원의 전략과 실행계획(action plan)도 마련했다. TVET 분야 는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은 물론 최근 평생학습과 연계하여 전생애를 아우르는 주기를 포함하여 논의되고 있는 범분야 이슈다. 이번 회의에서도 TVET은 전문기술 뿐만 아니라 역량, 숙련 등의 용어와 함께 폭넓은 범주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취업, 일자리 등 고용및 노동시장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TVET의 확장성과 필요성도 강조되었다. 소지역별 워킹그룹 논의에서 한국대표단은 교육훈련 사각지대 해소,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직업능력개발 지원, TVET 분야 재정지원 확대(GNI 대비 일정 비율 지원), 노동시장정보 제공 및 활용도 향상,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 지원, 공공고용서비스 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제안된 실행 계획에는 관련 기초 데이터의 수집·분석·활용 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고, 이를 위한 유관 부처와 기관, 전문가들의 협력과 증거 기반의 정책결정, 노동시장정보 분석 시스템 개선 등도 제안되었다. 또한 한계그룹(취약·소외계층)에 대한 제도적 지원, 훈련교사 역량강화, 자격체계(자격인정, 승인, 질 관리 등) 구축, 인력교류(교사‧학생 교환프로그램) 확대 등도 전략 및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사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단순히 몇 가지 지표를 개선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국가-지역-글로벌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SDG4는 SDG8(경제성장, 생산적 고용, 양질의 일자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계 논의도 필수적이다.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화 진전 등, 신기술 및 신산업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모두 공감했다. 따라서 지역별 협의체를 통해 TVET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을 진단하고, 이슈를 찾아내 세부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 가능한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철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능력평가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