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형문화유산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생각, 또 다른 방식의 삶과 만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네스코 안에서 우리는 여행자이기도 하다. 다양한 무형문화유산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더 넓고 깊어질 수 있다면, 우리의 여행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
요가 – 몸과 마음과 정신을 탐구하다
요가는 몸과 마음과 영혼의 일체에 집중하여 신체 및 정신의 신성한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수행법이다. 인도 전역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그 기원을 인더스문명 이전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인도 사람들은 요가를 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영적 건강을 추구한다.
요가는 전통적으로 구루(스승)에서 제자로 전승돼 내려왔으며, 이 제자는 또 누군가에게 스승이 되어 타인을 가르친다. 인도 신화에 따르면 요가는 시바신이 첫 구루로, 그 내용은 기원전 1500-1200년 전의 릭베다(RigBeda) 부터 기원전 300년 전의 사타파다 브라마나(Satapatha Brahmana) 설화에 이르는 인도의 설화에 담겨 있다. 요가는 전승 받은 구루를 주축으로 해서 학교나 기타 교육기관 등에서 전달된다.
뉴델리의 모라지 데사이(Morarji Desai) 국립 요가기관은 인도의 정부부처 중 하나인 AYUSH(Ayurveda, Yoga & Wellness Centers)부에서 요가 교육, 연수, 치료 및 연구 등을 위해 설립하였다. AYUSH에서는 요가의 보급과 홍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벨기에의 맥주문화 – 삶 속으로 들어온 맥주
벨기에 전역에서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수제 혹은 특제 맥주를 생산하고 즐기며 이를 홍보한다. 1900년대에는 약 3000여 곳의 수제 양조장이 벨기에에 있었으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10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수제맥주 생산이 위축되었으나 1975년 이래로 중흥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벨기에에서는 200여 곳의 양조장에서 1500종의 맥주를 생산한다. 양조자의 독창성, 눈 높은 소비자의 수요, 공유와 전달을 잘할 수 있게 만들어진 시스템, 술을 만들 다양한 원료와 방법 덕분에 많은 종류의 독특한 맥주가 만들어지고 있다. 각각의 맥주는 다양한 지역적 기원이 있으며, 맥주문화가 축제뿐 아니라 일상에도 함께하기 때문에, 벨기에에서 맥주는 문화유산의 정체성이자 문화의 일부로 인식된다.
겨울이나 여름, 크리스마스나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 등 거의 모든 상황에 맞는 다양한 맥주가 만들어질 정도로 맥주문화가 삶 속에 스며들어 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가정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기 위해 양조장을 찾아 양조법을 전수받기도 하며, 결혼식을 위해 특제 맥주를 만들기도 한다. 대학 센터에서 양조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하고, 몇몇 연구소나 기관에서는 양조자, 카페 주인, 소믈리에, 요리사를 위한 맥주 강좌를 열기도 한다.
메렝게 노래와 춤 – 행복을 음악에 싣다
메렝게는 도미니카 특유의 강한 박자감을 지닌 노래와 춤, 그리고 그 문화를 의미한다. 도미니카 공화국 전역에서 메렝게를 노래하고 듣고 춤추는 행위가 이뤄진다. 특히 그중에서도 시바오(Cibao)가 위치한 북부지역이 메렝게의 중심지로 꼽힌다. 메렝게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와 같은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시연되며, 푸에르토리코와 미국, 특히 뉴욕과 모든 캐리비안 지역의 국가들에도 메렝게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메렝게는 어떤 파티 상황에서도 시연될 수 있는 일상의 음악문화이다. 흔히 가수, 연주단, 댄서가 팀을 꾸려 연주를 펼치면,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춤을 추면서 함께 즐기게 된다. 메렝게댄스는 커플댄스로, 다른 살롱댄스처럼 남자가 여자의 손을 잡고 춘다. 메렝게의 맥을 잇는 사람들은 주로 현직 가수 및 공연자로, 이들은 대대로 선조로부터 지식을 이어받아왔다. 메렝게는 음악과 춤으로 지역사회 및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도미니카 사람들은 메렝게를 통해 행복과기쁨,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며, 이 때문에 메렝게는 도미니카 사람들의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4절기 – 자연과의 공존을 담은 농업 달력
24절기는 중국의 ‘농업 달력’에 따라 한 해를 24개로 나눈 계절적 시기를 의미한다. 고대 중국인들이 태양의 연례 운동을 24등분으로 나누어 표기한 데서 유래했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그리고 대한으로 이뤄진다. 24절기는 중국의 황하 유역에서 기원했는데, 천문학 지식과 기온, 강수량뿐 아니라 자연현상의 변화를 관찰해 각절기의 기준을 마련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 등 24절기 각각의 이름에도 이러한 관찰의 결과가 담겨 있다.
24절기는 자연과 조화로이 공존하는 정신에 기반을 둔 것으로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의 근간을 이룬다. 또한 농경사회의 생산과 삶을 위한 ‘시간적 지침’으로 많은 민족들에게 공유되었으며, 문화적 정체성과 응집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송지은 문화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