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인터뷰 ‐ 이영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제협력팀 전문관
대.기.만.성.은 ‘대학생 기자들과의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의 약자로 천하무적 상큼발랄한 대학생 기자단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안팎의 인물들을 만나 청년의 입장에서 궁금했던 다양한 내용들을 인터뷰해 싣는 코너입니다. 이번 달에 대학생 기자단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제협력팀에서 근무하는 이영은 전문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의 문해 이야기, 책으로 내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간단한 본인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제협력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영은입니다. 세계 문해의 날을 맞아 저를 인터뷰이로 선정해 주시다니, 엄청난 영광이에요!
•첫 질문이니 가볍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다른 사람들의 수저를 챙겨 주기 전에 손을 꼭 소독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이런 것처럼 혹시 ‘유네스코’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더 신경을 쓰게 되는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특정 국가나 일부 집단, 개인에 대한 배타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현실과 더 어려워진 소외계층들의 삶을 더 살펴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관련하여 허위정보를 분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주목하고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유네스코의 연대와 협력 정신, 그리고 미디어리터러시와 같은 사업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개인적인 일상생활에서는 손 소독제를 항상 챙기고, 가급적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출퇴근하고 있고요. 과거에 비해 약속도 많이 잡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죠?
•코로나19로 인해 유네스코 사업 계획도 크고작은 영향을 받았는데요, 대학생 기자단끼리도 취재할 거리가 줄어들어 아쉽다는 이야기를 서로 했습니다. 일하시면서 가장 아쉬운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원래 올해 상반기에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유네스코 정책 수립의 생생한 현장을 직접 경험할 예정이었는데, 모든 국외 출장이 취소되어 온라인 참여로 대체된 점이 가장 아쉽죠. 저는 아프리카 및 아시아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사업을 하던 브릿지팀에서 지금의 국제협력팀으로 부서 이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실 그 출장을 무척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브릿지 사업에 몸담았다는 말씀에 교육학도로서 정말 존경심과 함께 호기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해외에서 진행된 사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떤 언어로 어떻게 교육이 운영되는지 궁금해요. 간단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문해교육은 사업 대상 지역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국어로 현지의 교사들에 의해 진행됩니다. 브릿지 사업은 현지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해서 이러한 교육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교육은 대부분 지역학습센터에서 진행되는데, 이곳에서 연필 잡는 법과 나와 가족의 이름, 집 주소 등을 쓰고 읽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고 길거리 표지판을 읽고 가계부를 작성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생활 기술을 배우는 것도 문해교육에 포함되죠. 나아가 내 의견을 이야기하고 글로 써 보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까지 하면서 점점 주체적이고 독립적이며 사회적인 존재로 나아가는 것이 문해교육의 과정이라 생각해요.
•오는 9월 8일이 세계 문해의 날인데요, 문해(literacy)와 문해교육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문해는 ‘글을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해요. 따라서 문해교육은 이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가르침과 학습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제로는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요. ‘비문해 상태’인 사람들은 바깥 세상에 대한 이해, 사람과의 교류, 자아실현 등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회로부터 단절된 소극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어요. 브릿지 인도 프로젝트 학습자의 경우에는 문해교육을 받은 다음에야 자식들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는 등 엄마로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했고, 다른 학습자들과 일종의 계 모임을 조직해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어요. 이렇듯 문해교육은 사회·경제·정서적 공동체 형성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죠. 문해교육의 가장 큰 가치는 소외된 사람들의 권한 강화를 통한 지역사회의 변화와 균형적 발전을 구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문해교육 실무를 담당하면서 해 보고 싶었던 문해교육 아이디어가 있다면 살짝 알려주시겠어요?
문해교육을 받은 학습자들의 일기를 모아 에세이로 출간해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어요. 이제 막 자기 이름을 간신히 쓰는 분도 계시지만, 짧은 문장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아주 간단하게라도 일상과 생각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소외된 삶을 살았던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번역해 국내외에서 책으로 발간하고, 세상 밖으로 알려지도록 만들고 싶어요. 이는 학습자에게도 의미 있는 결과물일뿐더러 타문화를 이해하는 자료로도 의미가 있고, 세계시민교육 학습자료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거예요. 또 자연스럽게 브릿지 사업의 홍보도 될 테고요. 이후에 수익금을 다시 사업비로 환원한다면 더욱 의미도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대학생 기자단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대학생 기자단은 유난히 뛰어난 인재들로 구성된 것 같아요! 요즘 유네스코를 널리 알리는 데 가장 앞장서고 있는 분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훌륭하게 홍보활동을 해주시는 대학생 기자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권다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학생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