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 10번 ‐ 국가 내 · 국가 간 불평등 해소
2015년 유엔은 지구촌 구성원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가지 목표를 담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습니다. 이 중 10번 목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가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에 관한 목표입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수입, 성별, 나이, 장애 유무, 성적 지향, 인종, 계층, 민족, 종교, 기회에 따른 불평등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화되는 차별과 불평등은 범죄와 질병,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며, 그 피해를 또다시 취약계층이 입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사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지구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의견은 의사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며, 이들이 소외된 채 이루어진 결정은 기존의 질서를 강화하고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을 고착시킴으로써 인류 전체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따라서 개인의 자아 실현, 이를 통한 사회와 국가 발전, 나아가 인류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유엔이 ‘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 해소’를 열 번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10)로 선정한 이유입니다. 이 목표는 구체적으로 국가 내에서는 ▲저소득층의 수입 증가 ▲모든 이에 대한 포용 증진 ▲정책적 접근을 통한 불평등 해소를, 국가 간에는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규제와 개발도상국의 대표성 강화 ▲이주와 이동의 안전성 보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SDG10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 대한 집중적 지원을 통해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참여를 도모하여 모든 사람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요구가 충족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관대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세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SDG10은 전체 SDG를 관통하는 주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취약 계층에 대한 ‘특혜’가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을 ‘역차별’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출발선’이 다른 사회에서, 그저 각자의 노력만으로 얻은 결과를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며,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이 지원을 받아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되면 그 혜택 또한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노약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얼마나 외부의 충격에 취약한지를 더욱 잘 보여주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오늘날, 구조적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각자의 능력과 노력만을 강조해서는 우리 모두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공중보건을 위해서도,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도, 사회적 취약 계층을 지원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적 지원과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우리 자신부터 무의식 속 숨어있던 불평등과 차별을 인식하고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인식의 변화가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사회 구조의 변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 un.or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10 – Reduced Inequalities: Progress and Prospects’, ‘Reduced Inequalities: Why It Matters’
김슬아 문화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