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인구가 세계 인구의 6% 남짓이면서도 전 세계 7천여 개의 언어 중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아시나요? 바로 원주민들입니다. 현재 약 90개국에서 4억7500만 명 이상의 원주민들이 5000여 개의 다른 문화를 갖고 살고 있습니다. 현대의 보편적인 사회와 달리, 그들만의 고유한 특성을 유지해왔기에 원주민 문화의 보존은 곧 우리 지구상의 문화다양성 보존과 직결됩니다. 이에 유엔은 1994년 총회에서 매년 8월 9일을 ‘세계 원주민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2주에 하나씩 그들의 언어가 사라질 정도로 현재 그들의 문화는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지역 개발과 자본 유입으로 많은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거나 관광 상품으로 취급 당하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은 그들을 더욱 취약한 상태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구상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15%가 원주민이라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집계도 있습니다. 이에 유네스코와 유엔은 문화 동화 압력과 강제 이주, 차별, 빈곤, 의료 등 원주민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원주민을 고유한 집단으로 인식하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지속가능발전 의제와 연계해서 원주민 관련 정책을 펼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원주민들의 언어와 지식체계, 그리고 문화는 그들의 정체성인 동시에 인류 공동의 유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박재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