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누구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기 마련이죠. 추억을 성찰하고 한 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네스코는 12월 2일 하루만큼은 과거보다 미래를 좀 더 생각해 보기를 제안하고 있어요. 바로 2021년 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된 따끈따끈한 새 기념일인 ‘세계 미래의 날’ 덕분이죠. 많은 사람들은 미래라는 개념을 거대하고 추상적인 가치로 생각하곤 합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점성술이나 신화에서 보듯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때론 공포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네스코는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는 우연성이 아니라 ‘사용’의 대상으로, 물질성을 가진 구체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기를 권합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아직 도달하지 않은 시간을 상상하고 예측하고 준비하면서 오늘 하루를 새롭게 조각해 나갈 때, 불확실성은 더는 공포가 아니라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아프리카는 그저 암울한 대륙이 아니라 앞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힘을 가진 젊은 대륙이며, 우리는 보다 구체적으로 그 미래를 계획하고 꿈꿀 수 있습니다. 미래가 공동의 논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44개국에서는 110개가 넘는 ‘미래 리터러시 연구소’들이 가상의 시나리오를 짜보고, 현재의 규범이 과연 미래에도 유효한지, 우리의 터전이자 문화인 도시는 여전할지 등과 같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추측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성실한 희망과도 같아요. 12월 2일, 아직 존재하지 않은 시간과의 대화로 유네스코는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심수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