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잠겨 꽃과 열매를 틔우는 숲을 본 적 있으신가요?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의 기수역(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과 바닷가에 자라는 식물로, 바다의 염분을 여과할 수 있는 잎과 줄기를 갖고 있습니다. 무산소 상태의 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씨앗 대신 마치 출산하듯 묘목을 떨어뜨리는 등 독특하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식물입니다. ‘바다의 숲’이라 할 수 있는 맹그로브 군락은 지구상 열대지방 해안선의 60-75%를 차지하며 해양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산호초부터 열대어까지 많은 해양 생물이 맹그로브 뿌리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숲을 중심으로 어획량도 늘면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됩니다. 맹그로브의 뿌리는 해안침식을 막고 해일을 분산시키는 방파제의 역할뿐 아니라 수중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여과장치 역할까지 합니다. 또한 열대우림보다 5배 이상의 탄소를 격리시키는 흡수원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자원입니다. 하지만 맹그로브는 지구온난화와 개발로 인해 1980년부터 2005년 사이 40%이상 파괴됐고 현재 지구상에는 방글라데시 정도의 면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에 유네스코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맹그로브 숲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맹그로브는 바다와 육지, 인간과 해양생태계, 기후위기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숲입니다. 7월 26일 세계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이 지구에는 없어선 안 될 맹그로브의 특별한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동섭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