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영상 공모전 수상자 이호영 학생
지난 8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기념해 청소년 영상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 중 한 명인 수원 영일중학교 이호영 학생은 자신의 상금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기부했습니다. 상금과 함께 소중한 마음까지 전해 온 이호영 학생의 기부 후기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 영일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스톱모션에 관심을 가지고 레고를 이용한 스톱모션을 재미 삼아 제작해 왔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영상 편집자라는 꿈을 품고 유튜브를 이용해 영상 제작과 편집 관련 기법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저희 영일중학교는 재미있고 다양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운영되는 볼링, 당구 수업은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입니다. 저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볼링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볼링은 저의 소중한 취미생활 중 하나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학교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학교 알림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이하여 ‘평화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청소년 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에 한 번 도전해 보자고 마음을 먹고 스톱모션 기법과 또 최근 독학한 ‘애프터이펙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영상을 제작해 보았습니다.
제가 공모전에 출품한 영상의 제목은 ‘About Peace’(평화에 관하여)입니다. 영상은 평화롭던 어느 날 평범한 한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 때문에 주인공 가족은 소중한 평화를 잃어버리고 비극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가족이 다시 평화를 찾기 위해 우리들이 해야 할 일과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레고를 이용한 스톱모션 기법으로 재미있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 참가자이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 과정을 다 해야 했습니다. 불과 1분 45초의 영상이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백 장의 레고 동작을 일일이 찍어야 했고, 독학으로 익힌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익숙하지 않아 영상 제작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영상을 완성했지만, 완성본을 보자마자 뿌듯한 마음에 힘든 기억이 다 사라져버렸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취미 생활로만 했던 영상 작업의 결과물을 공모전에 응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수상자 명단, 그것도 우수상에 제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영상 편집자라는 제 꿈에도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 더욱 행복했습니다. 저도 놀기 좋아하고 갖고 싶은 것도 많은 평범한 학생이기에 상금을 받고 나서 맨 먼저 떠오른 것은 그동안 제가 무척 사고 싶었던 물건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께서 적게나마 꾸준히 후원단체에 기부를 하고 계신 것이 생각났고, 저도 제가 받은 첫 상금을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유네스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제가 살고 있는 도시에 있는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점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막연히 유네스코는 세계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영상 공모전을 개최한 유네스코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찾아보게 되었고, 공부를 하다 보니 유네스코가 지식과 교육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유엔 전문기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교육은 평화입니다’라는 문구 역시 이번 영상 공모전의 주제인 평화와 맞닿아 있었기에 상금을 기부해야겠다는 저의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께는 저의 기부 사실을 밝히지 않아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만, 제 뜻을 먼저 들으신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기쁜데 상금을 기부한다니 너무 기특하다’고 하시며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저는 제 꿈을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감사하게도 상금을 받게 되었고 기부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꿈을 꾸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도전을 못하는 친구들에게 이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또 다른 의미의 평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축하합니다. 그 의미 있는 기념해에 제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교육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저의 작은 기부, 작은 나눔의 씨앗이 싹이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호영 수원 영일중학교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