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유산 ‘오해와 진실’ 15
우선 질문에 대한 답부터 드리자면,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그 이유를 알아볼까요?
많은 사람들이 ‘유네스코’ 하면 세계유산을 떠올리기 때문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산이라면 모두 세계유산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유산은 기념물, 건조물군, 유적지 등의 문화유산과 자연기념물, 동식물 생식지, 자연유적지 등의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복합유산으로 구성되고,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옮길 수 있는 정도의 크기를 넘어서는 부동산(不動産) 유산입니다. 사람이 쉽게 옮길 수 있고, 심지어 먹어서 없앨 수 있는 성격을 지닌 김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될 수 없답니다. 다만,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인 ‘김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가 끊임없이 재창조해온 각종 지식과 기술, 문화적 표현 등을 아우르며, 사람을 통해 생활 속에서 전승되는 성격을 지닙니다. 따라서 김치라는 구체적 사물이 아니라, 한국의 특수한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발되고 공유된 김치 담그기에 대한 지식, 그리고 이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하고 이웃과 나누는 관습이 한데 어우러진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송지은 문화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