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순간까지 이어졌던 만델라와 유네스코의 각별한 인연
지난 12월 5일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이었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95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한평생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워왔던 넬슨 만델라의 굴곡 많은 삶은 시대의 거울이 되기 충분했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 정부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에 맞서 싸우다 196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로빈섬에 수감된 후 감옥에서 27년이란 긴 세월을 복역했다. 열악한 수감생활과 강제 노역으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면서도 인권운동에 대한 그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고 옥중에서 그는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인권에 대해 경각심을 높여온 유네스코와의 인연 또한 각별하다. 유네스코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대해 꾸준히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1950년에레비-스트라우스 등 인류학자들이 첫 포문을 열었다. 유네스코를 통해 아파르트헤이트를 반대하는 선언을 작성한 것. 유네스코 창립회원국이었던 남아공은 결국 1952년 12월 회원국들이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 집단적으로 거부한 데 반발해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꾸준하게 반대해오던 유네스코는 1983년 옥중의 만델라에게 ‘시몬볼리바 국제상’을 수여했다.
1990년 석방된 만델라는 드 클레르크의 백인정부와 협상을 벌여 인종차별정책을 종식시켰고, 1993년 드클레르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4년 흑인과 백인들이 참여한 첫 다인종 의회 선거에서 남아공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용서와 화해를 통해 남아공의 화합과 평화를 구현하려 했다.
특히 재임기간 중 만델라는 남아공을 다시 유네스코에 가입시키기도 했다. 당시 유네스코 사무총장이던 페데리코 마요르는 넬슨 만델라가 재가입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인권과 정의의 이름으로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했던 인물이 남아공을 유네스코에 복귀시킨 것은 자유, 정의 및 국제협력의 승리”라고 말했다.
만델라는 스스로 정치에서 물러난 후엔 유네스코의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인권운동과 자선활동을 펼쳤다. 그가 지구촌에 남긴 발자취는 유네스코의 역사이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만델라가 수감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던 로빈 섬(Robben Island)을 1999년 남아공 첫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했다. 넬슨 만델라는 64년부터 82년까지 로빈섬에서 복역했으며 현재 로빈 섬은 인권운동사의 성지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민족회의 지도자들의 재판 자료인 ‘형사재판 사건번호 251/1963년 국가(남아공) 대 만델라’를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해 인류가 보전해야 하는 가치 있는 유산으로 삼았다. 유네스코는 그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인연을 놓지않아, 그의 삶을 다룬 영화 <만델라: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Mandela: Long Walk to Freedom)>을 지원했고, 지난해 12월 2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첫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편집부
Timeline
만델라와 유네스코의 역사
•1983년 시몬볼리바 국제상 수상
•1991년 펠릭스 우푸에-보아니 상 수상
•1994년 대통령으로 유네스코 재가입
•1997년 수감 생활 한 로빈섬 세계유산 등재
•2005년 유네스코 친선대사
•2007년 1963년 재판기록 기록유산 등재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조사 “만델라가 펼치려던 희망의 메시지 이어가야” 넬슨 만델라는 진정으로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바꿨을 뿐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켜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평화와 화해의 힘, 용서의 중요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유네스코는 우리의 일원(친선대사)으로 넬슨 만델라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찬사는 그가 펼치고자 했던 희망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하는 것, 그리고 그가 견지하려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만델라의 가족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민들, 그리고 그의 타계에 슬퍼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
유네스코와 아파르트헤이트 철폐운동 “인종차별 반대부터 통합이후 준비까지 지원” 유네스코는 1950년대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위한 사업을 구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에 격렬히 항의했고, 유네스코 창립국가였지만 결국 1955년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유네스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1965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사회과학연구 사업을 시작했다. 1967년 발행한 <아파르트헤이트, 그것이 교육 과학 문화 정보에 미치는 영향>(Apartheid, Its Effects on Education, Science, Culture and Information)이 그 결과물이다. 인종차별이 사회에 끼치는 충격, 역사의 날조, 뉴스보도에 미치는 영향, 비상통치가 교육 정보 문화에 미치는 영향, 인종차별 사회 내의 인종과 계급의 역학 등을 다룬 방대한 보고서였다. 1989년에는 또 다른 특별한 사업을 준비했다. 인종차별 철폐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인종차별이 사라질 미래의 민주적 사회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민들이 그러한 기반을 숙의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기적 플랜을 마련한 것. 유네스코는 응용사회과학, 과학, 기술, 정보와 교육 등 국가 수립에 근간이 되는 분야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도자와 정책입안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