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관이 만난 사람: 염동호 선임연구원
흔히 IOC라고 하면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유네스코에도 해양과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IOC(정부간해양학위원회)가 있다. 한국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에서 파견되어 유네스코 본부의 IOC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는 염동호 선임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먼저 유네스코의 IOC는 어떤 조직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네스코 IOC(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 정부간해양학위원회)는 1960년에 유네스코 산하에 기능적 자율성을 지닌 기구로 설립되었고, UN 내에서 해양과학 분야를 담당하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IOC는 전 지구적 해양과학조사 및 해양서비스를 촉진하고 회원국의 해양환경관리 개선, 지속가능한 개발, 정책결정 과정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의 해양 과학 연구와 해양 기술 이전 분야에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해양과학 전문가로서 즐겁게 IOC 업무에 임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로 유네스코 근무를 택하게 되셨는지요?
한국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은 2014년부터 국제해양과학연구현황 분석 업무 등을 위해 IOC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파견자들이 그간 맡은 주요 업무는 세계 최초로 전 세계 해양과학의 현황을 정리한 세계해양과학보고서(Global Ocean Science Report, GOSR)의 발간이었습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은 2017년 6개 유엔 공식 언어로 발간된 이 보고서를 2018년에 한글판으로 발간했는데, 그 업무를 당시 제 소속 부서가 맡아 자연스럽게 IOC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변상경 박사가 IOC 의장을 역임하는 등 IOC에 인적, 재정적 공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은 IOC의 지속적이며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집행이사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매년 신탁기금을 통해 재정적으로도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해양과학보고서도 한국의 지원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전지구 해양관측 시스템(GOOS) 운영, 쓰나미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연안 및 해양 생태계의 보존 및 복원, 기후변화 대응 연구 등에 관여하고 있으며, 특히 ‘유엔 국제해양과학 10개년 계획’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10개년 계획을 통해 IOC는 해양 관리에 대한 국가들의 활동을 완벽히 지원할 수 있는 해양과학 공통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네스코도 여러 일정들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IOC의 올해 주요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지금 파리는 날씨가 정말 좋지만 코로나19 때문에 3월 중순부터 집에만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 적어도 3주는 더 집에 있어야 합니다. 원래 6월 초 리스본에서 포르투갈과 케냐가 공동 주최하는 제2회 유엔 해양회의에서 세계해양과학보고서의 2번째 판인 GOSR 2020을 공개하려 했으나 회의가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더 철저히 준비하는 계기로 삼고 매주 팀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6월 말 개최 예정이었던 IOC 제53회 집행이사회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GOSR 2020이 연내에 무사히 발간되고 가족들과 동료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네스코 가입 70주년을 맞이한 한국이 해양과학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펼치면 좋을지, 자유롭게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 해양과학의 미래를 언급하기에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SDG14에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해양의 이용을 위한 국제적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해양수산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IOC 사무국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정규직원이 없습니다. 저와 같은 일부 파견 직원들만으로는 사무국 내 업무와 활동의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인이 IOC 의장으로 선출되었던 것도 물론 대단한 성과였지만, 국제 해양과학의 주요 정책과 활동을 결정하는 의제들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IOC 사무국에 한국인 정직원이 있다면 한국의 더 적극적인 활동과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젊고 유능한 한국의 인재들이 더 많이 활약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김지현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