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수완초등학교(교장 황창녕)는 기본이 반듯한 창의적이고 조화로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을 통한 융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 일환으로 ‘광주 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녹색커튼’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과교육과 연계된 환경 및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였고,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수확한 작두콩을 차로 만들어 판매해 그 수익금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녹색커튼이란 건물 외벽이나 터널형 시설물에 나팔꽃, 수세미, 여주, 작두콩 등 덩굴식물을 심어 그 잎과 줄기가 건물에 커튼 형태로 드리우게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건물 외벽에 조성된 녹색커튼은 식물 잎에서 일어나는 증산작용과 그늘의 효과로 여름철 실내 온도를 3~4℃ 낮춘다고 한다.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아름다워 최근에 친환경 건축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건물 이용자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광주 도심에 위치해 학교 텃밭이나 화단 공간이 매우 협소한 수완초등학교는 건물 외곽 70m 정도를 화단으로 조성해 작두콩을 이용한 녹색커튼을 만들었다. 이렇게 조성된 녹색커튼을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 광주광역시교육청, 광주지속가능발전협회 등의 기관과 시민단체와 함께 ESD와 배움중심수업 등 교사 연수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녹색커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학습장을 제작하여 과학 및 실과 교과와 연계한 환경교육을 시행했다.
학생들도 그저 녹색커튼을 관리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녹색커튼에서 생산되는 작물을 이용하고직접 먹어보기도 하며,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완초등학교의 녹색커튼 운영의 특징은 학년별로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다. 6학년 학생들은 녹색커튼 이외에도 상자텃밭에서 다양한 농작물을 기르고,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관 ESD 박람회에서 작두콩 차를 만들어 팔며 로컬푸드와 공정무역 등을 포함하여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 5학년 학생들은 작두콩을 보며 시화를 작성하고, 수익금 이용에 대해 토의했다. 4학년 학생들은 식물의 한살이를 관찰하며, 식물도감을 만들었다.
녹색커튼 프로젝트는 한 가지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타 영역과도 연계되었다. 학생회는 녹색커튼에서 수확한 작두콩을 차로 만들어 판매했다. 작두콩 차 완제품은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ESD 박람회와 학교축제에서 판매하여 72만 원 정도의 수익금을 모았다. 학생회는 또 전교생을 대상으로 3일 정도의 짧은 기간동안 ‘사랑의 저금통’ 모으기를 진행해 1,022,760원을추가로 모금했고, 이렇게 마련한 총 1,747,760원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지켜본 황창녕 교장선생님은 “비록 많지 않은 성금이지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결정한 교육 활동의 결과로 나온 것이므로 매우 의미가 있다”며, “올해에는 학생들이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직접 달성하기 위한 역량을 길러 세계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완초등학교의 녹색커튼 조성은 환경교육뿐만 아니라 융합 및 인성교육에까지 연계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더 많은 학생들이 이같은 체험형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통해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