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인터뷰 |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청년팀 양신옥 전문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학생 기자단이 이번 달에 만난 사람은 과학청년팀 양신옥 전문관입니다. 제주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파견 근무자로 지원해 1년째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 양 전문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설책 읽기를 좋아하고, 가끔 힘이 들 땐 시집도 펼쳐듭니다. 그동안 ‘독서 편식’을 했지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하 한위) 과학청년팀에서 근무를 하면서 역사, 철학, 과학 분야의 다양한 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 첫 직장인 제주도청에서 20여 년 동안 근무하다가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원래는 제주도 도청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어요. 유네스코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평소 국제 업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제주도청 내부 게시판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공무원 파견 근무자 모집 공고를 발견해 바로 신청을 했고, 면접을 통과해 1년 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작년 12월 말에 하루 출장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면접을 보러 오던 날의 설렘과 기대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현재 오픈 사이언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요.
오픈 사이언스 정책에 대한 국내 이해 증진과 정책 확산을 위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 전문가 간 상호 토론의 장을 만들어 전문가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 일을 하기도 했고, 오픈 사이언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오픈사이언스 해설서’ 등도 곧 세상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더불어 여러 가지 매체를 활용하여 홍보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내년 오픈 사이언스 권고 채택을 위해 이번 달 15일까지 국가별 최종 의견 제출을 위한 2차 국내 자문 회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픈 사이언스는 과학 연구 자료 등을 누구나 보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픈 사이언스가 일반 시민들의 삶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요?
잠깐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중세의 연금술을 상상해 보세요. 그 시대에 연금술사들은 “납으로 금을 만들 수 있다”는, 거의 마술에 가까운 이야기로 당시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중세나 근대 과학의 시대에는 출판물이라는 형태를 통해서만 과학지식을 퍼뜨릴 수 있는 상황이었죠. 때문에 대중들은 그러한 과학 지식을 검증해 볼 기회도 없이 그저 진리처럼 강요당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요? 인터넷 이용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 공유가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과학계의 연구 결과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과학자들끼리 상호 자료 검증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초의 발견에 새로운 발견을 보태는 등,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과학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중들도 그러한 연구 자료를 더 쉽게 접하고 과학에 대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참여의 기회가 넓어졌습니다. 나아가 크라우드 소싱, 크라우드 펀딩 등 대중이 과학 연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과학은 과학자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과도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과학을 모르면 불편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고농도 알코올과 표백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허위정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죠. 이러한 허위정보의 범람도 과학이 일반인에게 쉽게 개방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오픈 사이언스가 코로나19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과학자들 간 공유 등을 통해 이미 축적해 놓은 연구 결과나 과정을 이용하여 단기간에 치료제나 백신 개발의 성과를 내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죠. 다만 ‘백신 주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등, 현실 사회에서는 과학자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의 지적재산권 문제와 더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격차도 여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오픈 사이언스 정책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지고, 오픈 사이언스 권고문이 국제 규범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인류의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기자단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생 기자단 여러분이 만드는 기사나 SNS 홍보 자료를 보면서 직장 생활 20여 년 동안 한 직장에서만 안주하던 제 자신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더군요. 이곳에서 여러분들이 겪은 경험은 무한대의 힘으로 평생에 걸쳐 마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활기찬 일들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한봄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학생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