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D 공식프로젝트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교육적 헌신과 노력이 깃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총 85개 공식프로젝트가 인증 받았으며, 인증 받은 공식프로젝트는 한국형 ESD 모델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에 소개되어 보급·확산되고 있습니다.
“선생님, 여름방학 전에 했던 기후변화천사 약속 실패 했어요.”
여름방학을 끝내고 수업에 들어온 아이가 울상을 지으며 한 말이다. ‘기후변화천사’는 부산환경교육센터에서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후변화 관련 교육에서 여름방학을 맞는 아이들에게 제시한 실천과제 약속이다. 아이들은 방학 동안 가정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나름의 실천 활동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집에서 부모님이 틀어놓은 선풍기와 에어컨을 자꾸 끄고 다니다가 혼이 났다고 한다. 이에 아이는 집에서 기후변화천사 약속 지키기를 포기한 모양이다.
이와 같은 사례를 주변에서 찾아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부산환경교육센터가 ‘부산녹색살림 주부9단’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배경도 여기 있다. 부산환경 교육센터는 부산 지역에서 환경교육을 전문으로 진행하는 기관이다. 주로 10차례 이상의 장기 수업을 진행 하면서 우리는 학생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부산을 위한 실천과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학생들의 실천 의지를 가로막는 문제 요소는 다름 아닌 가정에 많았다. 이에 주로 가정을 책임지는 한편, 미래 세대와 현재 아이들의 가정교육을 맡은 주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인 ‘부산녹색살림 주부9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부에게 환경교육을 제공하여 살림의 주체인 주부가 친환경적 생활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주부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친환경적 생활방식을 실천할 기회를 주고, 환경과 관련한 시야를 넓힐 기회도 마련해 주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이 주로 실시되는 부산은 대도시와 어촌 마을이 공존하는 광역 지자체다. 이에 따른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 역시 ‘도시형 프로그램’과 ‘어촌형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개발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도시와 어촌 주부들의 생활 환경을 반영해 지역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위한 삶의 방식도 지역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2014년 유네스코 ESD공식프로젝트로 인증받은 이 프로그램은 이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부산환경교육 센터의 운영 원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환경교육이 그저 학교에서 진행되는 데 그치지 않고, 학부모까지 참석하도록 해야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원칙이다. 학교에서부터 가정까지, 환경교육이 쭉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본 프로그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정이라는 공간 너머의 환경보호 활동도 논의하는 중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 ‘친환경적 사회기반시설 운영’ 등, 주부들이 가정 단위를 넘어 공동체적 사고까지 함양할 수 있도록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