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을 만드는 착한 디자인 Project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및 훈련 활동을 증진하고 다양한 한국형 ESD 실천사례를 발굴하고자 2011년부터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를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매년 유네스코 ESD한국위원회 위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모범적인 프로그램들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동두천 자연휴양림은 ‘행복한 숲, 함께 만드는 초록 지구’라는 주제 아래 유아 및 청소년들이 숲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초록별을 만드는 착한 디자인 Project’는 10-11세 어린이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숲’ 콘텐츠 중 하나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주제로 ‘초록 지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습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수립 배경과 주요 내용을 살펴보는 한편,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환경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분석한 뒤 스스로 창조적 결과물을 제작해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결과물을 완성해 보는 과정 속에서 환경문제를 인식할뿐 아니라 디자인 및 공학적 사고를 동시에 함양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 운영을 시작해 2019년까지 총 3600여 명의 어린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프로그램에는 10-11세 초등학교 학급 단체만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참가 학급은 총 8차례에 걸쳐 수업을 받게 됩니다. 1회에서 7회까지는 각 학급에서 회당 40-45분 가량의 수업을 진행하며, 8회차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기관을 방문, 그간 제작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착한 디자인 프로젝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봅니다. 아이들은 여덟 번에 걸친 수업을 통해 지구촌 문제가 머나먼 나라의 문제가 아닌 자신과 가족, 친구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수업은 먼저 세계 여러 나라의 맥락적 관계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첫 수업 시간, 아이들은 맛있는 초콜릿 쿠키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퀴즈를 통해 풀어봅니다. 초콜릿 쿠키에 들어가는 밀가루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생산 국가, 쿠키를 굽기 위해 사용하는 오븐을 작동시키기 위해 쓰이는 자원 등을 함께 분석해 보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작은 제품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연관되어 있는지 깨닫고, 다른 곳에서 생기는 문제가 곧 나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2-4차시 수업에서는 국제기구, 지속가능발전목표, 에코 디자인, 적정기술 등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함께 살펴봅니다. 하지만 앞선 수업을 통해 다른 나라의 친구가 겪는 어려움이 나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인식한 아이들은 모두가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한 17가지의 공통된 약속인 SDGs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에코 디자인, 적정기술 등이 갖고 있는 뜻을 이해하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페트병 전구 체험’을 통해 적정기술 디자인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면서 아이들은 복잡한 기술 없이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적정기술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웃나라 친구를 위해 직접 제안해보는 적정기술 디자인’ 시간에 아이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는 언제나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다섯 번째 시간부터는 실제 상황을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조별로 팀원과 함께 문제 상황을 고민해 보고, 적정기술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직접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제품을 스케치한 뒤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결코 쉽지 않지만, 제품 기획과 디자인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는 경험은 높은 성취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해당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담당자로서, 단 8번의 수업만으로 아이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모든 나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모두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두천시는 이처럼 작지만 강한 ESD 프로젝트인 ‘초록별을 만드는 착한 디자인 Project’를 앞으로도 착실히 운영하는 한편, 본 프로그램이 지역을 벗어나 보다 많은 곳에서 환경 운동의 싹을 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정원 동두천시 관광휴양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