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규범 돋보기 ② Declaration of Ethical Principles in Relation to Climate Change
오늘날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지금까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주로 과학과 경제적 측면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보다 근본적인 성찰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 문제에 대처할 인류 공동의 윤리적 원칙을 정립하기 위해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은 2008년 유네스코의 산하기구인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World Commission on the Ethics of Scientific Knowledge and Technology, COMEST)의 연구를 시작으로 지난 10여 년간 각국 전문가와 정부간 회의를 거쳐 2017년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이 선언은 ‘윤리 원칙’의 당위성뿐만 아니라 그 원칙과 연계된 구체적 ‘행위’의 당위성을 함께 강조했다는 점에서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취약집단에 대한 특별한 고려나 회원국 간의 과학기술 공유 및 상호협력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선언의 각 주제마다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선언문의 내용이 전문가 위원 회가 제시한 초안보다 적잖이 후퇴한 점은 현실적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 윤리 원칙 선언’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직 부분적으로만 현실화 된’ 위협에 대해 사전주의적으로 대응을 모색하는 연대적 노력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김명신 과학청년팀 선임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