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인간과 생물권(MAB)사업 국제조정이사회
제33차 인간과 생물권(MAB)사업 국제조정이사회가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나이지리아 아부자 현지와 온라인으로 병행해 열렸다. 올 한해동안 진행한 MAB 50주년 기념활동을 돌아보고 생물권보전지역의 관리 향상을 위한 지침을 논의하는 한편, 한국의 완도가 새로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한 이번 이사회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 보았다.
인간과 생물권(Man and the Biosphere, MAB1) 사업 설립 5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이번 이사회에서는 생물권보전지역2 20곳을 새로 승인하고 기존 지역 중 2곳의 확장 안건을 처리함으로써 전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은 총 131개국 727곳이 됐다. 한국의 완도는 이사회 3일차인 9월 15일에 신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이로써 국내 생물권보전지역은 총 9곳3으로 늘어났다. 본섬을 포함한 55개의 유인도와 210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완도 생물권보전지역은 뛰어난 육상·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사회·문화적 시스템의 가치를 높이 인정받았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2010년에 지정된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정기보고서도 검토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세계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규약(WNBR)에 따라 10년마다 정기보고서를 제출하여 관리 현황을 보고해야 하며, 보고서 검토 결과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권보전지역으로서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사회는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의 활성화와 관리를 위해 3개 기초지자체(포천, 의정부, 남양주) 간 협력을 증진할 것을 권고했으며, 광릉숲을 포함한 총 27건의 정기보고서를 검토해 그 중 19건을 기준에 충족되는 것으로 승인했다.
한편, MAB는 생물권보전지역이 원래 취지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운영되는지 평가해 품질을 관리하고자 ‘출구전략’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이사회에서 해당 출구전략을 마무리하고 세계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의 ‘우수화 과정’(Process of Excellence and Enhancement) 지침을 최종 승인하면서 생물권보전지역의 질적 향상과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모니터링 체계가 확립됐다. 새 체계에 따라 앞으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5년에 한 번씩 해당 MAB국가위원회의 정기 검토과정을 거치도록 권고되며, 10년마다 제출하는 정기보고서에 대한 지침도 확정됐다.
한국 시각으로 9월 16일, 우리나라는 이사회 부대행사로 ‘생물권보전지역과 평화’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2019년 제31차 MAB 이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생물권보전지역이 평화에 기여하는 바를 부각하고자 이 주제로 부대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제주 해녀와 독일 뢴 생물권보전지역을 통해 자연과 인간, 이웃 국가 간 평화의 사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발전과 평화의 학습장으로서 생물권보전지역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조도순 MAB한국위원회 위원장은 “생물권보전지역은 국가 간 평화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 간의 관계 회복 및 인간의 마음의 평화까지 도모할 수 있는 장소로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며, 평화에 기여하는 생물권보전지역의 역할에 관심을 보여준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MAB 관련 청년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번 이사회가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였다. 사무국은 MAB 50주년을 홍보하기 위한 청년 홍보대사 6명을 소개하고 각 지역네트워크별 청년 활동을 공유하는 한편, 8명의 MAB 청년과학자상 수상자도 발표했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에 관해 호주의 청년 참가자 폴 머킨(Paul Mukhin)은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위원회에 청년대표를 포함시키는 등 청년 참여 확대를 위한 각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은영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청년팀장은 “MAB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한국은 지난 2019년에 MAB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MAB 청년포럼’을 개최한 바 있으며, 올해는 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 청년포럼을 개최해 농업, 생태관광, 거버넌스에 대한 청년의 참여 확대 방안을 모색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MAB 50주년을 맞아 추진중인 다양한 활동 내역도 이사회에서 공유됐다. 유네스코는 제인 구달을 홍보대사로 지정해 축하 및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며, 연말에 교육용 게임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우리나라 역시 오는 11월 3일에 개최될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의 내용을 소개하고 기념 일러스트 캘린더 제작 소식도 공유했다. 한편,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MAB 50주년 기념활동을 펼치는 데 제약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참가국들은 MAB 50주년 축하의 자리를 내년에 파리에서 개최될 34차 이사회에서도 이어서 진행하기로 했다.
- 인간과 환경의 조화로운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1971년 출범한 유네스코 정부간 프로그램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자원의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이용, 그리고 인간의 복지를 추구한다.
-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지역.
- 설악산(1982년 지정), 제주도(2002), 신안다도해(2009), 광릉숲(2010), 고창(2013), 순천(2018), 강원생태평화(2019), 연천임진강(2019), 완도(2021)
최연수 과학청년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