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백영연 주재관이 이번에 주목한 것은 바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렸던 ‘유네스코 아프리카 주간(UNESCO Africa Week)’ 행사입니다. 이 기간 동안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는 온통 선명하고 활기찬 아프리카의 색으로 물들었는데요. 이 기간에 열린 전시부터 영화, 리셉션에 참가한 사람들은 ‘아프리카 문화유산의 반환과 복원’이라는 주제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회원국들의 뜨거운 관심과 연대 또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960년대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의 역사부터 유네스코의 ‘Priority Africa(아프리카 우선)’ 이니셔티브까지—유네스코가 왜, 그리고 어떻게 아프리카를 최우선으로 품어 왔는지 궁금하시다면 이번 ‘따끈따끈 파리통신’을 꼭 읽어 보세요. 그러고 나면 내년 아프리카 주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질 거예요!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유네스코 아프리카 주간(UNESCO Africa Week)’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문화, 교육, 과학을 통한 아프리카 문화유산의 반환과 복원을 위한 글로벌 연대(Global Solidarity for the Restitution and Restoration of African Heritage through Culture, Education and Sciences)’를 주제로 개최된 올해 아프리카 주간 행사는 각종 전시, 컨퍼런스, 영화, 리셉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행사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매년 열리는 대표적인 문화 외교 행사로 아프리카 회원국 그룹이 주관합니다. 1963년 창설된 아프리카통일기구(OAU, 현 아프리카연합 AU)를 기념하는 ‘아프리카의 날(5월 25일)’을 중심으로 기획되는 이 행사는 문화와 과학, 예술, 미식 등 아프리카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가 행사 조직위원회 공동의장국으로 활동하며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는데요. 이 기간 동안 다채로운 전시와 학술회의, 영화 상영, 전통 요리 체험 등이 마련돼 참가자들은 아프리카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정체성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유네스코와 아프리카의 특별한 관계는 언제부터, 어떻게 이어져 온 것일까요? 그 시작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시기에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 신생 독립국가의 자격을 획득해 유네스코 회원국으로 가입하기 시작했는데요. 아프리카 회원국 수가 늘어나면서 공평한 ‘1국 1표제’의 의사결정 구조를 취하는 유네스코에서 아프리카의 영향력과 목소리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성평등(Gender Equality)’과 함께 ‘아프리카(Priority Africa)’를 전 기구 차원에서 집중하는 2개의 우선 전략 중 하나로 설정하게 된 배경이지요. 이 아프리카 우선순위를 달성하기 위해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전 분야를 아우르는 5개의 플래그십 프로그램(Flagship Programmes) 중 3번째 플래그십 프로그램(Flagship Programme 3)을 ‘아프리카 문화유산 보호와 역량 강화’로 설정했고, 올해 아프리카 주간 역시 이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기획·개최되었습니다.
유네스코는 지난 5월 5일부터 9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아프리카 문화유산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도 개최했는데요. 회의 주제는 ‘아프리카 문화유산의 진정성(authenticity) 개념’이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녀야 하며, 기본적으로 재질이나 기법 등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을 보유하고 있어야 등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구전 전통(oral traditions)과 비물질주의, 공동체주의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아프리카 입장에서 이러한 기준은 지나치게 서구 중심적이지 않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미비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이처럼 유네스코 아프리카 주간 행사는 단순히 아프리카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네스코의 주요 활동이 진정으로 아프리카의 문화 다양성,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는지 점검해 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내년 아프리카 주간 행사의 주제는 무엇일지, 아프리카 회원국들은 어떠한 고민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유네스코와 아프리카의 특별한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비판적인 시각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유네스코를 보다 입체적으로 알아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 아프리카란 어떤 곳인가요? 영화 등 대중매체로 접하는 아프리카라는 지역은 실제로 어떤 곳이며, 아프리카 문화의 진정성이란 무엇일까요? 잘 아는만큼 더욱 친숙하게 다가올 아프리카와의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유네스코의 아프리카 우선 활동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백영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주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