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2025년 4월 2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렸다.
이번 이사회는 ▲ 사업(42C/5) 이행 보고 ▲ 2026-2029 사업 및 예산(43C/5) 초안 논의 ▲ 평화를 위한 교육 플래그십 ▲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등 분쟁지역 활동 및 후속조치 논의 ▲ 세계지질공원 및 세계기록유산 신규 등재 ▲ 카테고리 2센터 갱신(총 25건 중 한국 2건 포함, 1건은 갱신 철회)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이사회의 수석대표 발언에서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대외정책에 따라 다자주의 외교보다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였다. 절대 다수 국가들이 가자지구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이스라엘의 공격와 민간인 살상을 비판하고 유네스코의 활동을 평가하는 것과는 달리,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아울러 유네스코를 비롯한 유엔 체계 하에서 강조하는 지속가능발전의제(SDGs), Post-2030 의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국제사회 프로그램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의 동안 위 의제들의 채택을 반대하며 거수 투표를 다수 요청하기도 하였다.
올해 11월에 열리는 4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될 향후 4년간의 유네스코 사업 및 예산안(43C/5) 초안 관련, 긴 논의 끝에 예산안 채택은 다음 이사회로 미뤄졌다. 유네스코 사무국이 제시한 두 가지 예산 시나리오(기본 인플레이션만을 반영한 ZRG(Zero Real Growth)와 명목 예산을 동결한 실질적 삭감안인 ZNG(Zero Nominal Growth)를 제시함)를 두고 분담금 규모가 큰 주요 이사국들은 주로 ZNG를 지지하고, 그 외 이사국들은 ZRG를 지지하였다. 이사국들은 ‘긴축 재정 속에서도 핵심 사업 지속’과 ‘사무국 책무성·투명성 강화’를 공동으로 요구하면서, 여러 변동 사항을 고려하여 이번 이사회에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유네스코 국가위원회가 조정관 역할을 하는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에 대해, 국가별 유네스코학교가 SDG 4.7에 기여하는 바를 보고하였다. 결정문을 통해서는 사무국이 회원국들의 자발적 기여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5년 가을에 스페인에서 개최될 유네스코 세계 문화정책 및 지속가능발전회의(MONDIACULT 2025)와 관련해서는, 문화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해당 회의의 준비상황을 보고하였으며 222차 집행이사회에 결과 보고를 요청하였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의 경우 국가위원회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할 수 있는 사업이나 집행이사회에서 관찰된 바로는 실제 사업 진행에서 국가위원회의 기여를 확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관측되기도 했다.
2023년에 채택한 ‘평화, 인권,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육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on Education for Peace, Human Rights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의 이행을 구체화하기 위해 제안된 ‘평화를 위한 교육 플래그십 프로그램’은 총 47개국이 발언한 의제로 한국·프랑스·중국 등은 지지 및 이행을 요청하였고, 일본·인도·오스트리아 등은 조건부 지지로 우호적이나 우려를 표명했으며, 한편 아제르바이잔·인도네시아·세인트 루시아 등은 사업 이행 연기를 요청하였다. 이에 워킹그룹까지 운영하는 긴 논의 끝에 이사회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222차 이사회까지 로드맵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출하도록 요청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 사업 기록물 포함 총 74건의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지질공원의 경우 우리나라의 단양, 경북 동해안이 인증되었으며, 북한의 백두산 또한 인증되었다. 또한, 24개의 카테고리 2센터의 활동 성과와 구조적 기반을 평가하여 협정 갱신 여부를 검토하였으며, 우리나라의 APCEIU와 ICDH는 각각 세계시민교육과 기록유산 분야에서의 성과와 신뢰도를 인정받아 8년의 협약 연장 갱신을 승인받았다. 그밖의 여러 센터는 평가 보고서 제출이 지연되어 협약 갱신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
또한 분쟁지역 긴급지원 의제와 관련하여, 가자지구·우크라이나·수단 등 분쟁지역에 대한 유네스코 차원의 교육·문화·과학 분야 긴급지원 프로그램 의제도 토의 없이 원안대로 결정문을 채택했다. 결정문에는 주로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과 유네스코 차원의 개입과 기여를 긍정하며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집행이사회에서는 차기 사무총장으로 정식 입후보한 3인(이집트 출신 Khaled Ahmed Ali Ezz 前 이집트 관광유물부 장관, Gabriela Ramos 멕시코 출신 유네스코 인문사회과학 사무총장보, Firmin Matoko 콩고 출신 유네스코 아프리카대외관계 사무총장보)의 후보자 소견발표와 이사국과의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진 면접(4월 9일 수요일 Plenary session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이 진행되기도 했다. 새로운 사무총장은 11월에 열리는 4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선출된다.
222차 집행이사회는 2025년 10월 1일(수)부터 10월 16일(목)까지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며, 42차 총회는 2025년 10월 30일(목)부터 11월 13일(목)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다.
작성자: 양지원 네트워크사업실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