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요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
여러분, ‘개구리 사다리’가 뭔지 아시나요?
개구리가 타고 올라가는 사다리일 것 같은 이름이긴 한데, 그게 대체 뭐 하는 건지 갸우뚱하는 독자가 많을 거예요. 이 개구리 사다리는 지난 2021년에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일대를 둘러보던 홍보팀과 과학팀 일행들이 지역주민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거예요. 당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네스코의 활동을 더욱 재밌게 보여주는 ‘찾아가는 노잼해명소’를 만들던 저희 일행은 2019년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연천군에서 바로 이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한다는 이야기를 주민들로부터 들었어요.
“개구리 사다리요? 그게 뭔가요?”
연천 일대에서 직접 생물종 모니터링을 하시던 주민 한 분은 어리둥절해하는 저희들에게 개구리 사다리란 개구리들이 농수로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탈출로라는 설명을 해 주었어요. 인간이 농업을 위해 만들어 놓은 농수로는 개구리들에게는 깊고 깊은 콘크리트 절벽이나 마찬가지라, 아무리 점프력이 뛰어난 개구리라도 이곳에 한번 갇히면 다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해요. 영상을 촬영하는 중에 실제로 이 사다리를 이용해 밖으로 나오는 개구리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연천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주민들이 이처럼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역사회의 생태 자원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 생물권보전지역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곳인데요. 산업화와 발전이 강조되던 1970년대에 유네스코는 자연보전과 더불어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생물권보전지역 제도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11월 3일을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로 지정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취지를 이해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매년 다양한 기념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어요.
“우리는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확신합니다” – 제인 구달
올해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을 몇 주 앞둔 지난 10월 19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깊은 인연이 있는 제인 구달 박사가 유네스코에서 연설을 하며 우리에게 던진 날카로운 한 마디예요. 구달 박사의 관찰과 연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침팬지에 대한 사랑과 헌신은 우리 인식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 끊임없이 균열을 내 왔어요. 제인 구달 박사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노력이야말로 환경과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어요. 특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우리 손에 있으며, 청년들이 그 길을 앞장서 나갈 것이라는 희망도 전했는데요. 그녀의 말처럼 오늘을 맞아 “함께 힘을 모아,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다가올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남기기 위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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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GETHER 캘린더 세계기념일 작품 작가 인터뷰 | 치읓이응 작가 (@chieuteung)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2024년, KT Y 아티스트와 협업해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 기념일 달력! 11월 달력의 일러스트를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을 주제로 꾸며주신 치읓이응 작가를 만나 그 작업 과정에 얽힌 이야기와 오늘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어요.
+ 안녕하세요. 치읓이응 작가님, 독특한 필명을 갖고 계신데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가끔 제 이름의 의미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단순히 제 이름의 자음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름에 깊은 뜻이나 상징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도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세계기념일 작품 속에서 다양한 생물종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길 원했는지, 작품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단순한 배경의 달력보다는 작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담아낸 키비주얼 작업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가 더욱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텍스트들을 작업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일이 가장 어려웠는데,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루도록 만드는 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여러 차례 수정을 반복하며, 어떻게 하면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 작가님의 작품은 늘 동물이 주인공이더라고요. 이번 세계기념일을 그려주시기에 딱 맞는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동물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하나 뽑으라고 한다면, 어릴 적부터 자주 보며 친숙하게 느꼈던 강아지를 꼽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을 다 좋아합니다. 동물이 주는 따뜻함과 친근함은 언제나 제게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 작가님께서는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해 원래 알고 계셨나요? 아니었다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찾아보셨을 것 같은데요. 혹시 우리나라 생물권보전지역 10곳(설악산, 제주도, 광릉숲, 신안다도해, 고창, 순천, 강원생태평화, 연천임진강, 완도, 창녕) 중에서 가 본 지역이 있다면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해요. 만약 없다면 어딜 가장 가보고 싶으신지도요.
멸종위기종에 대한 작업을 해오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껴왔지만,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명칭은 이번 작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이 자연과의 조화와 공존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생물권보전지역 중에서는 설악산, 제주도, 순천, 창녕을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 각 지역마다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눈 덮인 설악산과 소나기가 지나간 후의 순천만은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더해주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직 가보지 못한 생물권보전지역들을 방문해 그곳의 자연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 이번 캘린더를 통해 치읓이응 작가에게 흥미를 갖게 된 독자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 한두 개만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는 주로 동물과 우리 문화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밤 나들이’라는 작품은 담배를 피우는 호랑이와 시중을 드는 토끼가 등장하는 민화를 보며, 제 상상을 더해 표현한 작업입니다.
‘농악’ 시리즈에서는 동물들이 흥겹게 농악을 즐기는 모습을 담아, 이를 통해 사람들이 농악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이처럼 전통과 자연을 새롭게 해석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부터, 다양한 공모전에 출품하시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계신 것 같아요. 현재 작가님의 근황은 어떠신지, 그리고 작가님의 향후 목표나 계획도 궁금해요.
작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주기적으로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저도 창작의 길에서 고민과 방황을 겪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지나며 깊이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작업에 대한 영감이 찾아오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요. 지금 바로 그런 고민의 과정을 보내고 있지만, 곧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날이 머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이 여정이 저에게 또 다른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하며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70주년 축하 한마디 해주세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창립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지난 70년 동안 우리 문화유산과 자연을 보호하고 알리는 데 기여한 노고와 헌신을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문화를 주제로 작업하는 한 사람으로서, 소중한 가치를 지켜온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문화와 자연을 위한 귀중한 활동을 이어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글 및 인터뷰 정리: 최연수 전문관
Quiz. 다음달에 만나볼 세계기념일은?(힌트: 🤝) *정답은 아래 그림을 눌러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