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일본교직원 한국 초청연수 프로그램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교육부의 후원과 경상남도교육청의 협력으로 열린 ‘한일교사대화: 2024 일본교직원 한국 초청연수 프로그램’이 7월 9일부터 14일까지 경상남도와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양국 교육자들 간의 대화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에 참가한 일본 초·중·고·특수학교 교직원 50여 명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교육 현장과 가정을 찾아 뜻깊은 교류를 나눴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교육과 지역에서 만드는 평화를 주제로 한일 교직원이 함께하는 워크숍에도 참여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관련 주제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교과서에서 결코 배울 수 없는 것들
한국을 찾은 마스다 에쓰코(增田恵津子) 아카시시립 우오즈미히가시중학교 교장은 “직접 와서 보고, 느끼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을 “교과서만으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이라 평했다. 특히 “평화 교육의 관점에서 이런 교류는 매우 귀중”하다면서 “한국의 땅을 직접 밟고, 한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스다 교장은 이번 방문을 400년 전 조선통신사를 통한 한반도와 일본의 교류에 비교하면서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고도 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한일 양국의 역사는 마냥 첨예한 것만이 아니라 “친애와 신뢰가 가득한 시기가 분명히 존재”했으며, 이렇게 함께 웃고 배우고 우애를 쌓은 만큼 친구의 나라로 바라보는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이들의 역사와 문화를 대화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상호 이해를 위한 첫걸음이라 강조하면서 이번 방문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에도 평화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1월에는 자신의 학교에 한국 교직원들을 초청할 예정이라면서 “400년 전 조선통신사처럼 서로의 인연을 이어가기를 기대”하며, “바다를 건너 일본을 방문할 친애하는 이웃을 맞이할 날을 지금부터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은 학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경상남도 내륙의 중심에 위치한 의령군에 있는 작은 학교인 지정초등학교는 이번 일본교직원 초청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초등학생 10명이 재학 중인 지정초등학교는 방한단이 경남과 부산 지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한단을 초청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의 중심에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번에 걸쳐 한일교사대화 한국교직원 일본 방문 프로그램의 참가자로 일본을 찾았던 최병섭 교장이 있었다. “유네스코 이야기만 들어도 떨리고 약간의 전율을 느낀다”는 최 교장은 인구 절대 감소 지역의 학교로서 갖는 어려움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학교의 관심사도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지정초등학교가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이에 대한 일본 교직원들의 피드백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이번 방문을 적극 활용했다.
최 교장은 소규모 학교의 특성으로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은 높지만, 학생들의 사회성 신장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원격 수업과 공동 교육과정 등을 7월 11일에 학교를 찾은 방한단 교직원들에게 공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는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사회성을 높이고 공동활동 기회를 만들기 위해 10여 개 학교들을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중심학교에서 방과후활동과 오후 일반 교육과정을 공유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수업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원격수업이 중심학교 중심의 체제하에 들어가면서 작은 학교의 틈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작은 학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이고 “학교 교육과정의 안정성과 사회적 지원을 통해 작은 학교의 미래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시야 넓힐 좋은 자극제
방한단 교직원들을 위해 수업공개, 문화 교류, 간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경남 함안 칠원고등학교는 특히 학생들이 이번 교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일본 교직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칠원고에서 유네스코학교 업무를 맡으면서 이번 학교 방문 프로그램을 주도한 최경심 교사는 “그간의 여정이 많은 배움과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이러한 경험이 학생들에게 국제적 시야를 넓히는 좋은 자극제가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방문 일정이 7월 10일로 결정되자 이날을 ‘국제교류의 날’로 명명하고 주요 행사를 ▲수업 공개 ▲음악 발표회 및 동아리 게릴라 발표회 ▲학생과 함께하는 문화수업 및 간담회 ▲ 유네스코 지역협의회와 함께하는 교사 간담회로 나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유네스코학교가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하는지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최 교사는 참가자 모두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서 참여를 유도했고, 나아가 “담당자와 일부 교직원만 동분서주한 행사가 아닌 모두가 의미 있고 재밌고 신나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고 말했다. 이렇게 큰 틀을 짜고 관련 내용을 모두가 공유하게 되자 준비와 상호 협조도 더욱 체계적으로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준비 과정이 “나혼자 모래알이 아니라 모두 함께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외롭지 않았다”고 자평한 최 교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일본 교직원 30여 명을 반갑게 맞이하던 그날의 뿌듯함을 잊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는 “학생들의 진지함, 교사와 학생의 활발한 상호작용, VR을 접목한 최신 수업 방식에 놀라움을 표하면서 열정적으로 교류에 임하는 방한 교직원들을 보면서 이것이 한일교사교류가 20여 년간 이어진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러한 국제 교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으며, 작은 학교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의 가치 실현
20년 이상 지속되어 온 한일교사대화는 한일 교육 교류의 중요한 사업으로, 양국 교육자들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 왔다. 유네스코의 핵심 가치가 교육을 통한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인 만큼,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양국 교사들이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쌓고 변혁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각자가 얻은 경험과 시각도 다양했다. 마스다 에쓰코 교장은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최병섭 교장은 작은 학교의 지속가능성을, 최경심 교사는 국제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의 가치를 강조했으며, 모두가 유네스코의 가치 아래에서 협력하고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앞으로도 이러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면서 한일 양국의 서로에 대한 교육적·문화적 이해가 더욱 깊어지도록 돕는 한편, 이런 기회를 통해 미래 세대들이 보다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 나갈 토대를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네트워크사업실 남아리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