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축구⚽️ 좋아하세요? 이번 달 초까지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각각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와 ‘유로’ 대회가 열려 전 세계 축구팬들을 즐겁게 해 주었는데요. 특히 프랑스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만한 유명한 응원곡이 있어요. 바로 ‘Magic in the Air’라는 곡이에요. ‘오 필승 코리아’가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이듯, 이 곡은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응원가인데요. 일단 한 번 들어볼까요?
몸이 절로 들썩여지는 노래에서 어딘가 이국적인 분위기, 특히 아프리카 특유의 흥겨운 리듬이 느껴지나요? 그것은 이 곡이 바로 코트디부아르 출신 그룹 ‘매직 시스템(Magic System)’의 노래이기 때문이에요. 1997년에 결성된 매직 시스템의 원년 멤버이자 현 리더이기도 한 살리프 트라오레(Salif Traoré)는 아살포(A’salfo)라는 무대 이름으로 프랑스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매직 시스템을 이끌며 고국인 코트디부아르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아프리카와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간 그의 음악, 그리고 언제나 희망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그의 노래는 유네스코도 일찌감치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2012년부터 그는 교육 친선대사로서 유네스코와 손을 잡고 전 세계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지난 6월 25일에는 살리프 트라오레 대사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어요! 교육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개최하는 ‘유네스코 한-아프리카 교육협력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번 포럼에서 자신의 대표곡 제목을 딴 ‘Education in the Air’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 트라오레 대사를 유네스코 뉴스레터가 그냥 보낼 순 없었죠. 늘 희망과 사랑의 가치를 노래해 온 그의 삶에 어떤 배경이 있었을지, 친선대사로서 그가 교육에서 기대하는 ‘마법’이란 무엇일지,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 보았어요.
+ 대사님, 안녕하세요. 먼저 대사님 개인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Abidjan)의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나 세계적 아티스트가 되고 이렇게 유네스코 교육 친선대사로 활동하기까지, 교육이 대사님 인생에 미친 영향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태어난 동네에서는 학생 수에 비해 학교가 턱없이 부족했어요. 학교에 다닌다는 건 특혜를 받는 것이라 생각할 정도였죠. 저는 이러한 환경에서 다행히 교육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우리에게 학교란 가정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정이었고, 배움의 공간인 동시에 형제애나 우정과 같은 소중한 가치를 배우는 장소였어요. 덕분에 저는 제 삶의 모든 과정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점점 더 깨닫게 되었어요. 교육에 대해 부족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제 노래의 주제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노래를 통해 이렇게 유네스코와의 인연도 맺게 되었지요.
+ 자연스레 대사님께 교육은 단지 글을 읽고 셈을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겠네요. 음악인이니만큼 교육의 문화적 기능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세계적으로도 점점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의 예술, 문화, 창의산업 부문에서 교육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교육과 문화가 상호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교육이 문화를 필요로 하듯이, 문화 역시 교육을 필요로 합니다. 오늘날 저희가 수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문화 활동은 그동안 습득해 온 지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아무리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목표한 바를 결코 이룰 수 없어요. 오늘날 다양한 문화가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교육 덕분이에요. 교육은 모든 문화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핵심 수단이니까요. 저 역시도 제가 가지고 있던 음악적 재능만으로는 지금의 위치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교육을 받은 덕분에 지금처럼 예술가로 성공할 수 있었고, 제가 고국에서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학교를 짓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런 교육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 교육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국 정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역시 아프리카 교육 나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어요. 이번 ‘유네스코 한-아프리카 교육협력 포럼’도 그 일환으로 마련된 것인데요. 대사님께서 보시기에 한국의 대 아프리카 교육 개발협력의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전쟁을 경험한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급속도로 발전한 나라입니다. 국가와 사회 발전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죠. 그런 한국의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의 ODA 지원은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현지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교육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ODA 지원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ODA를 통한 예산과 물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아프리카의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매직 시스템의 대표곡 ‘Magic in the Air’를 개사한 노래 ‘Education in the Air’와 함께 #DanceForEducation 캠페인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어떤 캠페인인가요?
#DanceForEducation은 ‘교육이 모두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기획한 캠페인이에요.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저희가 준비한 영상을 통해 동작을 따라해 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DanceForEducation 해시태그를 붙여서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 됩니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도 전 세계에서 약 800만 명이 참여했어요. 한국 인구의 1%, 미국 인구의 1%, 프랑스 인구의 1%, 스페인 인구의 1%가 추가로 참여한다면, 2024년 말까지 우리의 목표였던 2,000만 명을 달성할 수 있어요. 2024년은 아프리카 연합이 교육의 해로 선언한 해입니다. 그러니 더 많은 분들이 여기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어요.
+ 아프리카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끝으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아프리카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한국인들, 아프리카를 아는 한국인들, 아프리카를 방문해 본 한국인들,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아프리카를 알고 있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아프리카에 대한 사랑’을 나누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에 서울에 처음 방문했지만, 어디에서든 환대를 받고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서울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처럼 그들에게도 아프리카가 바로 그들의 앞마당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분리하는 유일한 것은 지리적 위치뿐입니다. 우리는 같은 가치를 공유합니다. 아프리카를 사랑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리며, 그 사랑을 다른 한국인들과도 나누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언젠가 서울에서 매직 시스템과 함께 하는 대형 아프리카 콘서트를 열고, 아프리카 리듬에 맞춰 춤추는 한국인들을 보게 된다면 매우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인터뷰: 백영연 선임전문관 / 번역: 김혜나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