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바다나눔’
바다의 건강은 기후변화에 맞서고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결조건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19년 ESD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바다나눔’은 해양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느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학습과 체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은 해양생물다양성과 해양생명자원의 가치 확산을 위해 연구・전시・교육을 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2015년 4월 개관 이후 해양생명자원의 중요성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해양생물다양성 교육을 운영해온 자원관은 경제적인 여유가 없거나 낙후 지역에 거주해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프로젝트의 필요를 느껴 2016년부터 ‘바다나눔’을 기획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소외되거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장애학생, 지역 청소년 등에게 교육의 기회균등권을 보장하고자 마련한 바다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관은 모든 사람들이 경제·사회·문화적 차별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바다나눔의 교육 주제는 해양생물다양성과 해양생태계 보전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류가 환경을 보존하고 다른 생물과 공존하며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보호·관리·유지·복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의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여 교육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바다나눔은 전시관 관람, 교육프로그램 참여, 지역명소 탐방(송림갯벌 관찰) 등 자원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양생물다양성을 주제로 전시된 씨큐리움에서는 약 7천여 점에 달하는 해양생물 표본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은 ▲해양생태계에서 해조류가 갖는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해조류 비누표본교실 ▲해양쓰레기가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해안정화활동을 하는 SOS! 바다생물을 구해줘 ▲해양생물다양성을 예술로 표현하는 마린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이 대상별 맞춤형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자원관 인근 송림갯벌을 직접 탐방할 수 있어 경제적, 신체적 어려움으로 바다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참가자들도 오감으로 바다를 느끼고 만족할 수 있습니다.
바다나눔이 ESD 공식프로젝트로 인증받으면서 프로젝트의 기획 방식과 방향성, 프로그램 내용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프로그램 기획 방식이 변했습니다. 인증 심사 시 받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교육기부 수혜자들이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프로젝트 참여 교사의 자문을 받는 등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프로젝트 방향성을 설정할 때 지속가능발전목표 중에서 바다나눔 프로젝트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선정해 연차별로 해당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불평등 해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 대상을 기존의 학교 단체 중심에서 더욱 범위를 확장해 지자체와 협력을 도모했고, 보육 시설 등 교육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발굴해 바다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 및 지원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마지막 변화는 프로그램 내용을 구성할 때 ESD의 요소를 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딱딱한 이론이 아닌 생생한 실천을 통해 해양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몸소 체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혜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들은 한결같이 바다나눔에 참여한 이후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는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해조류에 대해 설명해주신 후 직접 만져보고, 표본을 제작하는 과정까지 수업이 이어져서 단순한 ‘만들기’ 혹은 ‘해양 지식’에 관한 수업으로 그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해왔습니다. “강사 선생님의 열정과 전문성,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도록 지도해 주신 점,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진행해주신 점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좋았어요”라는 평도 있었고, 또 다른 교사는 “장애 학생들이 보인 돌발 행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태도로 수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공해주어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해당 교사는 더불어 “본 수업에 앞서 미리 학교를 방문해 학생의 특성 및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한 사전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장애 학생들이 마치 자원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바다에 대한 생생한 느낌과 살아있는 지식을 그대로 전달받는 듯한 실감형 교육이 이루어지는 점이 좋았습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작년부터 바다나눔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오프라인 교육과 찾아가는 교육을 병행하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상황에 따라 온라인 교육도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추이에 맞춰 가급적 자원관에서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교육을 활성화하여 지난 2년간 체험학습의 기회를 누릴 수 없었던 소외계층에게 양질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바다나눔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권이영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선임학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