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브릿지 2단계 부탄 사업 결과 보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2015-2019)를 통해 부탄 전역의 비형식교육분야 강사와 관리자들의 역량을 높이는 사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부탄이 ‘브릿지 2단계 사업’ 국가로 선정되며 더욱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제약 속에서 진행된 2020년 사업 활동 결과를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히말라야 산맥 동쪽, 국토의 대부분이 높은 고지로 이루어진 작은 나라 부탄. 산간 지역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는 부탄 주민들에게는 학교를 꾸준히 다니며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탄 정부는 지난 30여년간 공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아동과 청소년, 성인들을 위해 비형식교육 제도를 운영해 왔습니다. 단순히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문해 교육을 통해 주민들은 길을 찾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선택해 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기도문을 외며 종교활동에 참여하고, 사회적 이슈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또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제·사회·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브릿지 아시아 프로젝트와 지난해 시작된 브릿지 2단계 사업을 통해 부탄의 더 많은 학습자들이 이 같은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릿지 2단계 사업은 수원국의 교육부 및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5년간의 계획을 세워 추진함으로써 수원국의 요청과 당면과제를 사업 내용에 충분히 반영하고, 나아가 사업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성과가 국가의 비형식교육 분야 정책 및 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됩니다.
2020년에 브릿지 2단계 사업으로 다시 손을 맞잡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부탄은 지리적 한계 속에서도 더 많은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비형식교육 분야의 체계적인 정보관리시스템을 만들고 ▲교육 정보와 강의 및 교재 등을 디지털화하여 보급하고 ▲지역학습센터와 비형식교육센터의 숫자를 늘리고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강사와 관리자들의 ICT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는 내용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물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이곳 부탄에서의 사업에도 적지않은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일부 지역이 봉쇄되고 다수 인원이 집합 금지 명령의 영향을 받았고, 이 때문에 강사와 관리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과 교재 개선 및 보급을 위한 회의를 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개발이 완료된 정보관리시스템의 테스트가 지연됐고, 무엇보다 지역학습센터의 수업 운영이 중단된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는 쉼없이 돌아가며 당장 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5천여 명에 달하는 학습자가 지역학습센터에서 기초문해와 문해후 교육, 생활기술과 직업훈련 교육을 받았고, 성공적으로 개발된 비형식교육 정보관리시스템은 사용자 매뉴얼과 함께 여러 지역의 테스트를 거쳐 더 많은 지역학습센터에 보급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일부 고위험지역에 거주하는 강사와 관리자들이 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여기서 사용되지 못한 일부 예산은 오히려 더 많은 지역학습센터의 환경 개선에 쓰일 수 있었습니다.
한 해 동안 어려움 속에서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비형식교육 시스템과 교육자료와 학습 공간은 향후 4년 간의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를 안길 것이라 기대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돋은 새싹처럼, 브릿지 부탄 프로젝트는 앞으로 산간 곳곳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그 과정을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손다희 브릿지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