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제21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4월 7일부터 21일까지 11일간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비대면 회의방식의 어려움 속에서도 유네스코 분야별 주요 프로그램과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공유하고 다양한 의제를 논의한 이번 회의의 주요 결과를 전한다.
분과위원회별 회의에 앞서 진행된 전체회의 국별 기조연설에서 한국 수석대표로 나선 김동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팬데믹 대응에서부터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유네스코 주요 사안들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밝혔다. 김 대사는 우선 “팬데믹은 단지 보건위기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연대에 위협을 가하는 사안”이라고 평가하고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강화하여 상호이해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기록유산에 대해서는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사업이 “특정 역사적 해석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유산을 보호하고 접근성 및 인식을 제고하는 것”에 의미가 있음을 상기시키며 “새로운 제도가 운용되는 과정에서 타국의 유산 신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국가에 사실상의 거부권을 부여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유네스코가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의 세계유산 남북 공동등재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추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분과위원회별 회의에서는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면서 교육 203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협의되었고, 팬데믹으로 인해 심화된 차별과 혐오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이해교육 및 표현의 자유와 언론인 안전보장 등의 의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기후변화와 같은 주요 현안을 다루는 데 있어 소도서개발도상국(SIDS)과 청년(youth)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그룹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코로나19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대비하기 위한 유네스코 전략 관련 정보자료 및 위험 관리 정책 등도 면밀히 검토했다.
지난 210차 집행이사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제211차 집행이사회에서도 이사국들은 유네스코의 차기 중기전략(C/4)과 사업예산(C/5) 초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사국들은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활동 전반에 대한 인권 기반적 접근 ▲교육, 문화, 과학, 정보커뮤니케이션 등 유네스코의 주요 활동 분야 간 연계와 협력 ▲유네스코의 두 우선 전략(아프리카와 성평등)과 우선순위 그룹(소도서개발도상국과 청년)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번 차기 중기전략과 사업예산 권고안이 오는 11월 9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제4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승인받기 위해서는 총회 개최 3개월 전까지 집행이사회에서 채택되어야 하는 점을 감안,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들은 이후 온라인 방식으로 협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집행이사회 기간에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유네스코를 이끌어 나갈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됐다.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는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현 사무총장이 단독으로 올랐으며, 각 이사국들은 관심과 지지 속에서 아줄레 후보에 대한 인터뷰를 90분간 진행했다. 아줄레 후보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돌이켜보면서 ▲전략적 전환 추진 ▲야심찬 현장 사업 실시 ▲투명한 예산 운영 등에 특히 노력을 기울였음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함께 노력한 전 세계 유네스코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유네스코가 앞으로 오픈사이언스와 인공지능 윤리와 같이 미래 인류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이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줄레 후보는 앞으로 4년간 특히 노력을 기울일 주제로 ▲여아들의 교육권 보장 ▲가치의 변화에 맞춘 평생교육 ▲세계시민교육 ▲환경보호를 위한 교육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 ▲미디어 이해 증진을 위한 교육 ▲과학 지식의 공유 ▲윤리 원칙에 기반한 과학 및 디지털기술 발전 ▲과학에 대한 신뢰 ▲사회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과 가공 ▲문화 다양성 보전 등을 제시하며 자신의 연임에 대한 이사국들의 지지를 희망했다.
제212차 집행이사회는 제41차 유네스코 총회를 약 한 달여 앞둔 10월 6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유네스코의 차기 중기전략(C/4)과 사업예산(C/5), 그리고 차기 사무총장이 확정될 총회를 앞두고 실시되는 마지막 집행이사회인 만큼, 다음 회의때도 이사국들은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백영연, 이영은 국제협력팀 전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