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는 ESD인증 프로젝트 참여 단체들의 연례 네트워크 회의인 ‘2019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지속가능발전교육 한마당’(이하 ESD한마당)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우수사례로 발표 세션을 진행한 ‘아름다운커피’가 참가 소감과 함께 ‘공정무역교실’의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ESD한마당은 연 1회 개최되는 ESD인증 프로젝트 참여 단체들의 네트워크 회의로, 국내 ESD프로젝트의 추진현황과 국제사회의 최근 동향을 공유하는 장이다. 올해에는 ESD공식프로젝트 중 우수사례 4건의 발표세션을 진행했는데, 이는 각 단체별 운영 노하우와 주제별 핵심과제를 나누는 상호컨설팅의 시간으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올해의 우수프로젝트로는 아름다운커피 ‘공정무역교실’과 더불어 군산시 ‘아동친화도시 군산의 맘껏광장 프로젝트’, 부천시산울림청소년수련관 ‘산울림 청소년 마을기획단 마중물’, 광주광역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도시 숲 미래, 앞산 뒷산 네트워크’ 등이 선정되었다.
아름다운커피에서 진행하는 ‘공정무역교실’은 2013년부터 유네스코 ESD프로젝트의 공식 인증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실천형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이다. 주된 진행방식은 청소년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공정무역의 가치 학습과 캠페인 활동 수행이다. 참가 청소년들은 매년 11월 둘째 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공정무역교실 발표회’에서 연간 활동 현황을 공유하고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정무역교실’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거리로 나와 다양한 방식으로 공정무역을 알리고 있으며, 때로는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거나 직접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큰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ESD 관련 프로젝트는 ‘환경 및 에너지’, ‘생물다양성’, ‘지역개발’, ‘문화다양성’, ‘평화와 인권’ 관련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 반면에 ‘양성평등’, ‘빈곤 감소’,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다룬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ESD인증제 사무처는 “향후 프로젝트의 주제를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와 연동해 조정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무역교실’은 다양한 목표들 중 비교적 적게 다루어진 가치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역을 통해 저개발국의 빈곤을 퇴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생산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아동의 노예노동을 금지하며, 소비를 통해 불평등한 무역구조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이 그 예다. 이처럼 ‘공정무역교실’은 교육을 통해 빈곤 감소와 지속가능한 소비-생산이라는 과제를 새롭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간 ‘공정무역교실’은 ESD인증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한국 사회에서 유일한 청소년 대상 공정무역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얻었다. 유네스코와 ESD인증제가 갖는 공신력은 현장에서 ‘공정무역교실’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매개가 되었고, 그 결과 더 많은 학교와 청소년들이 ‘공정무역교실’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공정무역교실’이 걸어온 길만큼 향후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이번 ESD한마당에서 아름다운커피는 “해가 늘수록 공정무역교실 참여자와 학교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이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 집중되는 지역적 한계가 남아있다”며 “향후 공정무역교실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지역 파트너 단체 발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과제를 밝혔다. 이번 ESD한마당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공정무역교실이 처음 시작되었던 2012년도와 달리 양적,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고 자평하며 “앞으로도 공정무역을 통해 다양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수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SD한마당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학교와 비영리기관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사례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이번에 도출된 시사점들이 향후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성장에 단단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백윤지현 아름다운커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