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유네스코학교 총회
지난 3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백마홀에서 ‘2019 유네스코학교 총회’가 개최됐다.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시민의 나래를 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전국 600여 개 초·중·고 유네스코학교 교장, 교사를 비롯하여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멀리 강화도에서 이번 총회를 찾은 김혜진 선생님이 보내온 참가 후기를 소개한다.
유네스코학교에서 4년째 근무해 오면서, 유네스코와 유네스코학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2019 유네스코학교 총회에 참석했다. 올해 총회 장소인 백마홀에 도착하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관계자들이 반갑게 맞아 주어 따뜻한 첫인상을 받았다. 로비에는 유네스코 사업과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다양한 책자와 자료가 비치돼 있어 유네스코 활동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반가웠다. 백마홀에 들어서니 전국에서 모인 유네스코학교 선생님들이 장내를 가득 채우고 있어 행사의 위엄과 권위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총회에서는 한국 유네스코학교 활성화 방안에 대한 유성상 교수의 발표를 들으며 현재 유네스코학교들의 큰 그림과 흐름을 볼 수 있었고, 다양한 강의와 사례발표를 통해 유네스코의 이념을 교육을 통해 전파하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전국에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전근을 간 학교에서도 유네스코 교육을 이어가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세션에 참가하는 내내 학생들의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길러내는데 유네스코학교가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유네스코학교 학생들 역시 국제기구와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자신을 변화시키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유네스코학교 운영사례’에서 선생님들이 발표하는 다양한 활동 내용에 관심이 컸기 때문에 발표를 다 듣고 나서는 인천 강화도에서 이곳 대전까지 지루하고 머나먼 길이었음에도 이곳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발표자료에서 다룬 내용은 비록 몇 문장에 불과했음에도,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한 선생님들의 꾸준한 노력과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진로진학 교사로서 일본어까지 배우며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이태상 선생님, 아이들과 우유팩을 모아 판매하는 김양모 선생님 등이 보여준 정성과 사랑에 같은 교사로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둘째 날 이어진 유네스코학교 지역협의회에서는 지역의 고유성과 개성을 살린 운영사례에 대해 들었고, 유네스코학교 활동이 이토록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실무자나 담당자만 참여하는 대부분의 연수와 달리, 유네스코학교 총회에는 많은 교장·교감선생님들이 참여해 학교 관리자들이 유네스코학교 사업에 갖고 있는 관심과 애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학교 아이들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세계시민교육을 하고 있다는 한 교장선생님의 설명에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주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유네스코 활동을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에 미리 반영하여 실행하고 있다는 어느 선생님의 발표를 듣고 앞으로 우리 강화고의 유네스코 활동 방향도 새롭게 설정해 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제공하는 간식과 충남대학교 교내 식당의 따뜻하고 든든한 밥까지, 행사 외적인 부분에서도 훌륭했던 이번 총회에 참석하며 교사로서 이러한 연수에 참석해 배울 수 있다는데 감사함을 느꼈다. 총회에서 돌아온 뒤, 월요일에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우리 학교 1층 영어교실에 유네스코학교 포스터와 세계유산지도를 붙였다. 이를 보고 유네스코학교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1학년 신입생들에게 나름대로 설명을 해주며 아이들이 유네스코학교에 대해 좀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총회에서 받은 좋은 책과 귀한 자료를 하나하나 차분하게 살펴보며 유네스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우리 강화고등학교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교육 활동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유네스코학교 총회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다음 달 강화고에서는 처음으로 적정기술캠프를 운영해 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적정기술에 깃든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아이들이 체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학기에는 독도의용수비대의 정신을 계승하는 독도교육도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준비를 마쳤다. 강화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외딴 섬에서 공부하면서도 세계를 생각하고 세계인을 배려하는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자신들의 삶에서 이를 실천할 의지를 체득하게 하는 데 유네스코학교가 커다란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강화고등학교 교사 김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