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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호] 커버스토리 / 문해와 교육, 지구촌 빈곤의 사슬 풀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작성일 2017.09.27
담당부서 커뮤니케이션팀 분류 기획

[736] 커버스토리

문해와 교육, 지구촌 빈곤의 사슬 풀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세계의 빈곤 문제는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오래되고 심각한 현안이다.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컬럼비아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커먼 웰스>(common wealth, 공동의 부)에서선진국의 소득 중 0.7%만 지원하면 최빈국들의 빈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자나라들이 지갑을 열기만 하면, 과연 지구촌에서 빈곤이 뒷걸음질치게 될까. 그간 천문학적인 액수의 원조가 투입된 아프리카가 여전히 가장 가난한 대륙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인류에게 빈곤이라는 난제를 풀 또 다른 열쇠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유네스코가 빈곤퇴치의 키워드로 문해교육을 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원의 행복과 1.9달러

10여 년 전 인기를 끌었던 방송 프로그램 중 <행복주식회사>를 혹시 기억하는지. 연예인과 방송인이 출연해 1만 원으로 일주일을 살도록 해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예능 프로로 일명만 원의 행복이라 불리기도 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의 승자들에게 일주일이 아니라 일년간 한 주당 만 원으로 살도록 주문했다면, 과연 버텨낼 사람이 있었을까. 하지만 TV 화면 밖으로 채널을 돌리면,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방송 출연자들에게는 예능이었지만, 이들에겐 생존의 문제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여기, 하루에 1.9달러( 2140)도 채 안 되는 소득으로 매일매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구촌 극빈층이다. 유엔이 펴낸 <2017년 지속가능발전 보고서>(Sustainable Development Goal Report 2017, 이하 SDG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7 6700만 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1.9달러 혹은 그 이하의 돈으로 극빈 이하의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75 5000만 명의 지구촌 인구 중 적어도 10명에 1명 꼴로 빈곤의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1.9달러는 세계은행이 달러의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정한 이른바국제 빈곤선’(international poverty line)으로 최저한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수준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가난을 겪고 있는 것일까. <SDG 보고서>는 실업, 사회적 차별이나 배제, 교육에 대한 낮은 접근성, 재해나 질병 등에 대한 높은 취약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사회경제학자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 격차 문제를 빈곤이 심화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유네스코가 발간한 <2016년 세계사회과학보고서>(World Social Science Report 2016)최고 부자 62인의 재산이 저소득층 전체 재산의 50%를 넘어섰다 2015 <포브스>(Forbes) 발표를 인용해 분배의 형평성 문제를 짚은 바 있다.

 

인류의 첫 번째 과제

사실, 빈곤 문제는 인류의 오래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다. 유엔이 21세기를 열며 채택한 새천년발전목표(MDGs)에도, 그 후속 의제로 전 세계가 2030년까지 함께 이루기로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도, 빈곤 퇴치는 인류 과제의 첫 순위로 꼽혔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대 목표 중 첫 번째 목표(SDG1)는 바로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End poverty in all its forms everywhere)이다.

 

사실, 빈곤 문제는 인류의 오래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다. 유엔이 21세기를 열며 채택한 새천년발전목표(MDGs)에도, 그 후속 의제로 전 세계가 2030년까지 함께 이루기로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도, 빈곤 퇴치는 인류 과제의 첫 순위로 꼽혔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대 목표 중 첫 번째 목표(SDG1)는 바로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End poverty in all its forms everywhere)이다.

 

그간 국제사회는 개발원조와 협력사업 등을 통해 빈곤 감소에 있어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SDG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 극빈 인구는 1999 17억 명(당시 인구의 28%)에서 2013 7 6700만 명(당시 인구의 11%)으로 14년만에 9억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 수치의 이면을 보면 지구촌 빈곤 문제가 지역에 따라 고착화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은 오랜 기간 동안 대표적인 극빈 지역으로 꼽혀 왔는데, 이번 <SDG 보고서>에서도 여전히 극빈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전 세계 극빈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42%가 극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3년 기준).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이 두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80%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빈곤과 문해의 상관관계

공교롭게도 이 두 지역은 지구촌에서 문해율이 가장 낮은 곳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통계연구소(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 데이터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과 남아시아 지역의 성인 문해율은 각각 65%, 72%(2016년 기준)로 나타났다. 세계 빈곤 인구 분포도와 비문해 인구 분포도는 거의 일치하는데, 이는 빈곤과 교육의 상관 관계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결핍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빈곤에는 자율성, 존엄성을 박탈당하거나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것도 포함된다. 빈곤 퇴치가 단순히 하루 수입의 증가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빈곤은 더 이상 저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침해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인권선언 전문에는공포와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향유하는 세계의 도래에 대한 열망으로 인권선언이 천명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인류가 함께 빈곤에 맞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빈곤 퇴치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길이고, 더 나아가 인류 평화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폴 콜리어(Paul Collie,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빈곤의 경제학>에서어떤 나라에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 나라가 가난할수록, 성장률이 낮을수록, 그리고 천연자원이 많을수록 높아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가난이 분쟁의 씨앗이 된다는 그의 지적은빈곤 문제의 해결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빈곤과 맞설 것인가. 유네스코는 교육에서 그 길을 찾으려 하고 있으며, 그 첫걸음이 바로 문해다. 전통적인 문해의 의미는 글을 읽고 쓰고, 숫자를 셈하는 것이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의미가한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민적·경제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회복하고 사회의 떳떳한 일원으로서 활동하게 하는 힘이 문해교육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의 그들과거의 우리

그런데 문해를 포함한 교육이 과연 빈곤을 퇴치하는 데 효과적일까. 국제사회에서는 그 살아 있는 증거로 대한민국을 꼽고 있다. 60여 년 전의 우리나라로 잠시 시침을 되돌려보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53년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가 중 하나였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는 의원 20인이 제출한참의원선거법 제52 1에 대한 개정안이 논의되었는데, 그 내용은 입후보자의 성명 위에 숫자 대신 태극기, , 돼지 등의 그림을 그려 넣어 문맹 투표자가 입후보자의 그림을 보고 기표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경향신문> 1953 11 25일자기자석’). 이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몇 차례에 걸쳐 국내 언론에도 보도됐던 몇몇 아프리카 국가의 비문해자를 위한 그림 투표를 연상케 한다(한 예로 케냐의 경우 개헌안 국민투표 때 투표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인쇄해 찬반 기표를 하도록 한 바 있다). 그 시절이 국가 교육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진 6.25전쟁 직후였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비문해율도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1959년 중앙교육연구소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비문해율은 22.1%로 추산된 바 있다.

 

당시의 우리나라와 지금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여러 국가는 극도로 가난하고 문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떻게 빈곤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걸까. 수많은 이들의 헌신 등 여러 요인이 꼽힐 수 있겠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은 아마도 교육일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12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했을 때 남긴 메시지 또한 이와 일맥상통했다.

 

제가 방문하는 여러 나라 가운데 특히 개발도상국에 갔을 때 예외없이 받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전후 폐허가 됐던) 대한민국이 한 세대 만에 이렇게 큰 발전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제 답변은 항상 간단명료했습니다. 바로 교육입니다.”

 

달러보다 무거운 문해의 가치

유네스코가 발간한 <2016년 세계교육현황 보고서(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는 사례별 통계를 근거로저소득국가에서 모든 학생이 학교에 남아 기본적인 문해능력을 키운다면, 앞으로 1 7100만 명의 사람들이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저개발국 학생들의) 학교 수학 기간이 1년 늘어나면, 미래의 수입도 최대 10%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쩌면 이러한 통계적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이, 그리고 문해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고, 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유네스코뉴스> 2014 5월호에 실린 짐바브웨의 샘 할아버지의 사연을 살펴보자. 평생 농부로 살았던 샘 할아버지는 비료포대에 적힌 설명글을 읽고 싶어 아흔 살이 넘어서 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제는 셈법은 물론 장부 기재 방법도 배워 자기만의 채소가게를 꾸리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문해교육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나은 삶을 꿈꾸도록 이끌어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저개발국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유네스코 브릿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샘 할아버지가 글을 배운 곳도유네스코 브릿지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에 세워진 지역학습센터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교육 지원은 궁극적으로 현지 주민의 힘으로 지역학습센터를 운영하게 함으로써지속가능한 문해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민의 참여와 자립을 통해 교육의 선순환이 이뤄질 때, 문해와 빈곤탈출의 꿈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문해가, 그리고 교육이 빈곤의 사슬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국제사회에 던져진 이 질문은 아직현재진행형이다. 아마도 그 대답은교육이 희망이라는 유네스코의 믿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타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지구촌의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도 배움의 가치가 1.9달러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으면 하는 것이다. 10 17일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앞두고 9 8일 세계 문해의 날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영철 유네스코뉴스 편집국장

 

참고자료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Report 2017(UN)

UNESCO eAtlas of Literacy(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

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 2016(UNESCO)

World Social Science Report 2016(UN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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