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ref='/news_center/sub_01.asp?cate=B'>유네스코뉴스</a>
유네스코뉴스
제목
[736호] 유네스코 꾸리에 / 아이들에게 ‘문해의 백신’이 필요하다
작성일 2017.09.27
담당부서 커뮤니케이션팀 분류 정보ㆍ커뮤니케이션

[736] 유네스코 꾸리에

아이들에게 문해의 백신이 필요하다

 

헬렌 아바지 교수 <유네스코 꾸리에> 기고문

헬렌 아바지(Helen Abadzi) 미 텍사스주립대 교수는 지난 27년간 월드뱅크에서 저소득 계층의 효과적인 문맹 퇴치를 위한 교육 방법에 대해 연구해 온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교육학자다.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해상의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유네스코와도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아바지 교수가 <유네스코 꾸리에> 7~9월호에 기초 문해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그리스 이민자 출신인 자신의 경험과 교육 현장에서 보고 느낀 바를 담은 아바지 교수의 글을 발췌, 재구성했다.

 

 

매년 9 8, 세계 문해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나는 고향 그리스의 고모와 어린 시절 나의 보모였던 소피아를 떠올린다. 1930년대, 가난과 민족 간 분쟁으로 점철된 그리스에서 여성이 교육을 받을 기회는 별로 없었다. 터키에서의 분쟁과 강제이주를 피해 1922년 그리스로 이주해 온 고모 역시 학교에 다녀 본 적이 없었다. 고모는 40대가 되어 딸에게서 글읽기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온갖 글씨들이 넘쳐나는 대도시 아테네에서 살면서도 그녀는 평생 버스 표지판 하나 읽는 것도 버거워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날 돌봐준 소피아는 고모와 달랐다. 소피아는 고모와 같은 해 터키에서 쫓겨나 그리스로 온 고아였지만, 다행히 그 전에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은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글을 배우는 나를 옆에서 도와주기도 했다. 소피아가 더듬더듬 글을 읽을 때 우린 함께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소피아의 글읽기도 갈수록 나아졌다. 노인이 되어서도 소피아는 돋보기 안경을 끼고 엄마에게 신문을 읽어주곤 했다.

 

월드뱅크 소속 전문가로 각국 정부와 NGO의 성인문해교육 프로젝트 사례를 연구하면서도 나는 그 두 여성들을 떠올렸다. 내가 들여다본 성인문해교육 프로젝트 사례에서 어린 시절 기초적인 문자 교육을 받은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간의 교육 성과에 엄청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피아처럼 어릴 때 조금이라도 기초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 배운 문해에서 큰 발전이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수강생들은 수 년을 투자해도 단 몇 글자 읽는 것도 힘들어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읽기의 밑바탕이 되는 시각적 학습 기능의 발달 능력에 일종의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문자를 배우는 인간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머릿속에서 글자의 모양이 그룹으로 묶이고, 그것이 일정한 패턴이 되면 뇌에서 동시 처리되며, 이후 보다 빨리 문자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뇌가 특별히 의식을 하지 않고 타인의 표정을 읽거나 지인의 얼굴을 알아보는 과정과 비슷하다. 하지만 시각 기호를 자동적으로 처리하는 뇌 신경회로의 민감도는 사춘기를 지나며 급격히 떨어지고, 한 번 떨어진 민감도는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18세 이전에 반드시 기초 문해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접종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는 몇몇 질병에 대한 영유아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시기를 놓치면 평생 그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게 되는 문해교육 역시 마찬가지의 국가적·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문해교육은 읽기 능력의 발달 과정과 저소득층에게 알맞은 교육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양적으로만 확장되고 있다. 문해교육은 확대됐지만, ‘교육 받은 문맹 세대가 여전히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엘리트주의적 언어 학습은 현재 비문해율이 심각한 대다수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 국가의 아이들에게 맞지 않다. 교육 기회가 꾸준히 제공되지 못하고, 당장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이 지역 아이들에게는 각 글자별 음성과 패턴 등을 빠르게 익히도록 하는 등의 실용적인 독해 기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어쩌면 18세 이후에도 문자 해독 민감성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2015년에 채택한 교육 2030’의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가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 18세 이전까지 모든 아이들이 최소 하나 이상의 언어를 능숙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쟁과 난민 발생 등으로 인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이 실용적인 문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원문 읽기

http://en.unesco.org/courier/july-september-2017/early-literacy-key-fluency

이 글을 SNS로 보내기 (Facebook, Twitter, Naver, Google+)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구글
첨부파일
다음글 [736호] 주재관 서신 / 온라인으로 만나는 유네스코
이전글 [736호] 브릿지희망스토리 / “내가 직접 쓴 나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세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