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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호] 뮤지엄위크’ 계기로 본 박물관의 도전과 미래 / 21세기 박물관이 사는 법
작성일 2017.08.28
담당부서 문화팀 분류 문화

[735] 뮤지엄위크’ 계기로 본 박물관의 도전과 미래

21세기 박물관이 사는 법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박물관의 가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말이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의 것들도먼 과거가 되어버릴 만큼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지금도 박물관의 역할은 유효할까. 이 같은 고민을 바탕으로 유네스코는 매년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되는뮤지엄위크’(Museumweek)를 후원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샤넬 재단, 비영리단체인이상을 위한 문화 네트워크’(Culture For Causes Network)가 함께 후원한 올해 뮤지엄위크(#museumweek2017)는 지난 6 19일부터 25일까지 전 세계 다양한 채널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진행됐다. 소셜네트워크상에서 박물관 관련 의견 및 이슈를 자유롭게 나누고 토론하며 박물관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고민한 이번 뮤지엄위크에 참여한 박물관 수는 지난해보다 28% 증가했다. 또한 전 세계 95개국 4505명이 총 8 1000건의 포스팅과 160만 건의 공유를 기록함으로써 보다 많은 네티즌들이 머리를 맞대는 기회를 갖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업화와 박물관 전성시대

오늘날 박물관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세계의 박물관>(Museums of the World) 2014년판을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202개국에 있는 박물관 수는 5 5000개가 넘는다. 이는 2016년 기준 전 세계 맥도날드(3 6900)나 스타벅스(2 4464) 매장보다 더 많은 숫자다. 이들 박물관을 찾는 연간 방문자 수는 8 5000만 명으로 전 세계 모든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와 테마파크 입장객 수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출처: museumhack.com). 영국 테이트 세인트 이브(Tate St. Ives) 미술관의 샘 손(Sam Thorne) 예술감독은 지난 2015년 문화예술잡지 <프리즈>(frieze) 기고문에서 “<뉴욕타임스>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야심찬 박물관 붐이 일어난 시기로 묘사했던 1990년대조차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중국 정부는 1000개의 새 박물관을 곳곳에 짓겠다고 발표했고 최근 전 세계 박물관 증·개축 및 신규 건립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뮤지엄위크행사에서도 볼 수 있듯 박물관이 양적인 측면에서 공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전 세계 박물관 관계자들은 끊임없이박물관의 미래를 고민하고있다. 샘 손 예술감독은박물관의 미래에 대한 논의의 역사는 아마도 박물관 그 자체의 역사보다도 길 것이라며특히 오늘날에는 더 상업화되고 있는 박물관의 경향과 공공 장소로서 박물관의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뚜렷한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게 점점 어려워진 박물관들은 소매업과 카페 등 부가 수입 확보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기업이나 특정 단체가 수익 혹은 홍보 목적으로 특정 전시를 지원하거나 아예 박물관을 짓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박물관 본연의 역할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미술사학자이자 비평가인 클레어 비숍(Claire Bishop) 뉴욕시립대 교수 역시 최근 저서 <래디컬 뮤지엄>을 통해규모를 키우고 접근성을 높이는 최근 박물관 업계의 두 경향은 박물관이엘리트 문화의 전당’이라는 19세기 모델에서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상업화되고 사유화되는 박물관은 필연적으로공공 장소로서의 기능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박물관에 단순한 유물 보관소 이상의 사회적 역할이 있음을 믿고 있는 이들에게 커다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문제다. 영국의 미술비 평가 겸 큐레이터 로버트 휴이슨(Robert Hewison)정부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박물관은 더 많은 상업 스폰서를 유치하거나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고, 바람직한 길은 후자라며 “21세기 박물관의 성패는 그것이 공공의 영역에서 활발한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느냐에 달렸고, 이를 위해 박물관은 전시, 교육프로그램, 홍보 등 대중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의 도전

상업화와 더불어 사회 전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의 물결 역시 최근 박물관 업계가 갖는 주요 고민 중 하나다. ‘상호작용과 개인화가 강조되는 최근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패턴을 감안할 때, 박물관 전시물을 관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상현실 기기 보급이 점점 늘어나면서 특정 공간에서 전시를 통해 간접 체험의 기회를 갖는 전통적 박물관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까?’, ‘인터넷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넘치도록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박물관은아카이브로서 어떤 역할과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 하는 질문들이 모두 디지털 혁신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부터 뻗어나온 고민들이다. 이에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은 태블릿 등 개인 미디어 기기를 통해 전시 내용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수년 전부터 구축했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의 디지털 체험 기회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럽공간프로젝트(Europeana Space project)는 박물관이디지털 기기가 중간중간 구비돼 있는 물리적 공간에서물리적 공간 위에 구현된 디지털 공간으로 변모 중이며, 21세기 박물관은 이른바피지털’(phygital)한 장소가 될 것이라 주장하며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업화 이슈와 마찬가지로 디지털화 이슈 역시박물관 본연의 역할로부터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것과 그 흐름에 휩쓸려 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사회 및 기업 혁신 컨설턴트인 야스퍼 비서(Jasper Visser)는 비평집 <박물관의 미래>를 통해라디오와 텔레비전이 50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각각 38, 13년이 걸린 반면 페이스북은 단 2년 만에 그걸 해냈고, 이를 본 박물관들이디지털을 외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단순히 소장 컬렉션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미래 박물관의 모습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인터넷상의 정보량은 2년마다 두 배씩 불어나고 있고, 이처럼 폭증하는 디지털 정보에 그저 몇 기가바이트 분량의 디지털 정보를 추가하는 것은 잠재 박물관 관람객 확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대신 그는박물관이 처음부터 해 왔던 일, 즉 수많은 컬렉션 중에서 주제나 메시지에 맞는 대상을 선별해 관람객에게 제시하고 생각의 거리를 던져주는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이 오히려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미래의 박물관, 그리고 지속가능성

어떤 형태로든 박물관이 지금보다 훨씬 큰 변화를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9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박물관의 미래 관련 워크숍에서 야스퍼 비서 컨설턴트는미래의 박물관은 장소와 내용에 구속받지 않는 다이나믹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거리 미술관’(Street Art Museum Amsterdam)이 보여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통적 관점에서) ‘저것이 박물관 맞아?’ 하고 질문할 수 있는 박물관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 예측했다. 관람객과 의미 있는 교류를 할 수 있게 해 줄 대상이 있고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이합집산하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메틸트 뢰슬러(Mechtild Rössler)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 역시미래 박물관의 키워드는 한 마디로변화’”라며 개발도상국의 국립박물관 개보수지원 및 정책 조언, 자연 재해나 인재로 인한 유물 파괴 대처 및 예방 등 박물관의 전통적이고 사회적인 역할을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의 디지털화나 정보통신기술 활용, 최신 기술을 활용한 문화예술작품 재생산 등 모든 분야에서 유네스코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박물관 역시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관심사로 여기고 있다. 야스퍼 비서 컨설턴트는 세계 최고의 서커스 엔터테인먼트로 자리한 캐나다의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전 세계적 저가항공사 붐을 예로 들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요소들을 덜어내는 데 성공하는지 여부가 미래 박물관의 성패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 한때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던 전통적 서커스에서동물과 같이 재정적으로나 시설면에서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요소들을 걷어낸태양의 서커스와 식사나 서비스 등승객 운송이라는 본질적 요소 외의 모든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들을 걷어낸 저가항공사들의 성공에서 박물관 업계가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문화재보존협회(AIC, American Institute for Conservation of Historic and Artistic Works) 2013년 펴낸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박물관) 종사자들은 우리가 다루고 보존하는 대상과 환경과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용, 생성, 폐기되는 모든 물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박물관의 연구, 전시 및 운영 전 과정과 지구 생태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물관 업계는 통일된 지속가능성 관련 매뉴얼 및 일관된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박물관 건물의 지속가능성에서부터 전시물(혹은 생물)의 적정 온도 및 습도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설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까지 포함되며, 한편으로 박물관이 위치한 장소와 기후, 전시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각기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통일된 지속가능성 매뉴얼을 마련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 역시 진행 중이다. 유네스코는 이 모든 과정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틸트 뢰슬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박물관은 지속가능발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하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동력이라며문화적이고 환경적인 지식들을 널리 확산시킴으로써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더 많은 논의와 의견 교환을 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말했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위원

 

 

▲ 참고자료

unesco.org "MuseumWeek 2017 - Expanding and Engaging across the Globe"

frieze.com "What is the Future of the Museum?"

theGuardian.com “What should our museums look like in 2020?”

Jasper Visser <The Museum of the Future>, 2017

American Alliance of Museums <Museums,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and Our Futur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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