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ref='/news_center/sub_01.asp'>유네스코 소식</a>
유네스코 소식
제목
[733호] 과학 / 사람의, 사람을 위한 혁신으로 빚는 미래
작성일 2017.06.27
담당부서 과학청년팀 분류 자연과학

[733] 과학

사람의, 사람을 위한 혁신으로 빚는 미래

 

 

유네스코는 프랑스의 디지털기술 연구기관인 넷익스플로(NetExplo)와 파트너십을 맺고 매년 인류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디지털 혁신 기술을 선정·소개하는 ‘넷익스플로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트위터, 스포티파이, 에어비앤비 등 우리 일상 속에 확고히 자리 잡은 디지털 기술들이 소개된 바 있는 넷익스플로 포럼은 올해로 10회째를 맞으며 디지털 기술이 열어갈 인류의 미래를 엿보는 창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 26일부터 이틀간 파리에서 열린 넷익스플로 포럼에서 발표된 10개의‘넷익스플로 어워드’ 수상작들 역시 머지않은 미래, 우리와 우리 이웃의 삶을 바꾸어 놓을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이 포럼을 통해 우리는 최신 디지털 트렌드의 핵심을 찾아낸다.” 넷익스플로 포럼에 참석한 프랑스 상원의원 카트린느 모랑 드사이의 말이다. 트위터, 스포티파이, 에어비앤비 등 그간 이 포럼을 거쳐 간 신기술들의 면면을 생각할 때 이러한 평가는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하지만 넷익스플로 포럼의 진짜 가치는 그것이 단순한 ‘신기술 경연장’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전 세계 연구자와 사업가, 스타트업 관련자들뿐 아니라 정치인과 인문사회학자 등 다양한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수상작 선정 과정을 통해 넷익스플로는 ‘보다 따뜻하고 지속가능하며 평화로운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디지털 기술’을 찾는다. “혁신이란 결국 사람에 관한 것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와 정신에 관한 것”이라는 게타츄 엔기다 유네스코 사무부총장의 말은 그간 이 자리를 통해 소개된 수백 가지 기술을 하나로 엮는 주제다. 2016년 한 해 동안 소개된 수많은 기술 중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선정된 열 개의 수상작들도 ‘인간을 위한 기술, 인간다운 삶을 위한 혁신’을 꿈꾼다는 점을 공유한다. 난민 문제, 인터넷을 통한 테러 확산, 자연의 지속가능한 활용 등 인류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들에 대한 디지털 혁신가들의 해법 또한 여기에 담겨 있다.

 

분실 걱정 없는, 난민 위한 신분증

이번 넷익스플로 포럼을 통해 선정된 10개의 ‘넷익스플로 어워드’ 수상작 중 그랑프리로 선정된 기술은 스웨덴의 ‘비트네이션 난민 긴급 대책’(BRER, BitNation Refugee Emergency Response)이다. BRER은 피난 과정에서 신분증을 잃어버렸거나 신분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난민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디지털 문서를 만들고, 이를 최근 각광받는 디지털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활용해 안전하게 보관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난민들에게는 안전과 위생, 영양공급 문제와 더불어 ‘그 누구도 내 신원을 확인해 주지 못한다’는 점도 큰 고민거리다. 신원 확인 방법이 없다면 은행 계좌를 만들고 보험 및 복지혜택을 신청하는 등 난민들이 일반 시민으로 정착하는 데 필수적인 서비스를 누리는 것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BRER은 웹사이트를 통해 난민들이 자신의 신원을 등록하고, 이를 현시점에서 가장 완벽한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으로 보호함으로써 영구적이고 조작 불가능하며 잃어버릴 염려 없는 신분증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BRER을 만든 비트네이션은 이러한 방식의 종이 없는 신분증이 향후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안전한 신분 증명 방식이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에 숨은 범죄 색출 기술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습득하게 해 준 인터넷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에 이바지한 바는 달리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크다. 반면에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익명성 뒤에 숨은 범죄’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특히 공공 인터넷망 안에 존재하지만 특정 프로그램을 써야만 그 내용을 볼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은 그 추적 불가능한 속성으로 인해 마약 거래와 테러 등 범죄에 악용됨으로써 시민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의 사이버보안회사 식스길(Sixgill)은 자동으로 다크웹의 내용 및 활동을 추적하는 사이버보안 플랫폼 ‘식스길’을 개발했다.

물론 이러한 기술은 사이버 검열을 피해 부당한 권력기관에 맞서 싸우는 활동가들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줄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기술이 그렇듯 식스길 역시 올바르게 사용되기만 한다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사이버 공격이나 다크웹을 활용한 범죄 및 테러 위협으로부터 많은 시민을 보호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규모 어부들이 ‘지속가능발전’을 실천하는 법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인류가 지금 현재 너무 많은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후손들이 잡을 수 있는 물고기가 바다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거듭되고 있다.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각국은 특정 어종에 대해 어획량 쿼터제를 실시하고 다자라지 않은 어류 남획을 엄격히 규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당국의 규제가 기업형 어업과 달리 소규모 어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당장 생계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서, 소규모 어업인들이 지속가능한 어획에 대한 신념을 매 순간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소규모 어업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자연스레 지속가능한 어획을 실천하도록 돕는 무료 모바일 앱 ‘아발로비’(Abalobi)를 개발했다. 아발로비는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손쉽게 인터넷에 게시해 시장에 내다팔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사업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돕고 어업과 관련한 정보 및 기술을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각 어종에 대한 쿼터 및 바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사항들을 자연스레 습득하도록 돕는다. 규제와 단속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자리에서 정보와 접근성과 편리함을 내세운 ICT 기술이 어떤 변화를 일으켜 낼지, 지금 전 세계가 아발로비를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로 되살아난 렘브란트의 붓터치

최근 산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인공지능(AI) 3D프린팅 기술은 유럽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렘브란트의 붓놀림을 되살려냈다. 네덜란드 델프트대(Delft University) 연구진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후원 기업들이 공동으로 만든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17세기 네덜란드의 천재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정확히 그려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넥스트 렘브란트는 렘브란트의 작품을 평면적으로 모방하는 게 아니라, 진품 속에만 담겨 있는 렘브란트 고유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이는 컴퓨터가 300여 점의 렘브란트 작품을 16만 개 이상의 조각으로 자세히 분석해 화가 자신의 붓놀림과 물감의 양, 컬러 배합까지 완벽히 파악한 뒤, 이를 3D프린터로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가능케 됐다. 물론 넥스트 렘브란트의 진정한 가능성은 ‘진품 모작’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알파고’(AlphaGo)를 통해 목격했듯 일부 영역에서 이미 인간의 두뇌를 넘어선 인공지능은 이제 ‘천재 화가의 손’까지 얻어 예술 영역까지 거침없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것은 전 세계 예술인들에 대한 기계의 또 다른 위협일까? 하지만 알파고의 인공지능이 그저 바둑 기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듯, 넥스트 렘브란트의 역할 역시 비싼 그림을 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알파고 정석’과 함께 세계 바둑계에 불고 있는 신선한 활력을 떠올린다면, ‘기계 화가가 그린 그림’ 역시 예술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보람 유네스코뉴스 편집위원

 

참고자료

netexplo.org NetExplo Award Winners 2017

unesco.org The Netexplo Forum celebrated its 10th edition

 

이 글을 SNS로 보내기 (Facebook, Twitter, Naver, Google+)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구글
첨부파일
다음글 [733호] 문화유산 / 율리아 돔나의 귀향
이전글 [733호] 브릿지희망스토리 / “더 많은 ‘알버트 씨’들이 꿈을 펼치길 기대합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