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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호] 유네스코 칼럼 / 세계유산 정책 이대로 좋은가?
작성일 2017.05.26
담당부서 문화팀 분류 문화

[732] 유네스코 칼럼

세계유산 정책 이대로 좋은가?

 

작년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했다가 씁쓸하게 실패를 맛본 우리나라는 올해 한양도성을 그 후속타로 내밀었지만 다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서원이 그나마 ‘반려’(Defer) 판정을 받은 데 비해, 한양도성에 대해 이코모스(ICOMOS)가 내린 평가는 ‘등재 불가’(not Inscribe)였다. 적어도 ‘보류’(refer)는 되어야 본선인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뒤집기가 가능한데, 두 유산은 그런 기회조차 원천 박탈당하고 만 것이다. 내년에는 전국 주요 사찰 7곳을 한데 묶은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 등재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산사’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세계유산을 만드는 동인

세계유산을 만드는 동인(動因)은 단순한 열정이나 기원이 아니다. 그것은 왜 그러한 가치를 갖춘 것인지를 설명하는 논리의 총합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총합의 산출에 실패했거나, 그럴 확률이 높다. 한양도성 역시 그것이 왜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인류 보편의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는지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전국 여러 곳의 비슷한 유산을 묶은 연속유산인 서원과 산사는 무엇보다 연계성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했거나 애로를 겪고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가치는 무엇인가. 단순히 서원 혹은 산사라는 사실만으로 등재가 가능할 수는 없다. 이들은 등장한 시기도 각기 다르고, 성장 배경도 다르다. 전국에 남은 수백 개 혹은 수천 개 서원이나 산사 중에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까닭에 보존상태가 상대적으로 좋고, 우리 기준의 문화재가 많다는 점 말고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낼 키워드가 좀처럼 없다.

 

왜 이런 일이 빚어졌는가.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힘든 기관 혹은 소위 ‘사이비 전문가’들이 무리하게 등재를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우선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세계유산은 백화점 명품 코너가 아니다. 보기 좋은 것들만 한 꿰미로 엮는다 해서 그것이 세계유산의 자격 요건을 갖추는 것이 아니다. 혹자는 소재의 고갈을 지목하기도 한다.

 

등재의 목적 되새기길

하지만 무엇보다 무분별을 방불케하는 전국 각지의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과 그에 부화뇌동하는 정치인, 그리고 학계 인사들의 부채질이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가 그들의 업적 혹은 생계와 연계되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별로 너도나도 세계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나서는 일을 이제는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냉철히 중심을 잡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애처롭기조차 하다.

 

세계유산 등재는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다. 왜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하는가. 이를 통한 관광수익 증대와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경제적인 목적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등재는 유산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곧 왜 반드시 세계유산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왜 꼭 세계유산이어야만 하겠는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 ICOMOS): 유네스코 자문기구로서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한다.

 

 

 

 

 

 

 

 

 

 

 

 

 

*김태식 연구위원은 오랜 기간 문화재 및 학술 전문기자로 필명을 떨쳤던 언론인 출신 저술가이자 학자다. 선문대 역사학과에서 신라 적석목곽분시대 도교 사상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고대사와 문화재 정책과 관련한 각종 논문 수십 편을 발표한 바 있다. 저서로는 <풍납토성 500년 백제를 깨우다>, <화랑세기, 또 하나의 신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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