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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교육 / 사람과 지구를 위한 인류의 약속, 그냥 외면할까요?
작성일 2017.03.28
담당부서 교육팀 분류 교육

[730] 교육

사람과 지구를 위한 인류의 약속, 그냥 외면할까요?

 

 

<2016년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로 살펴본 지구촌 교육 의제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도움으로는 결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 어렵다는 빈곤 퇴치를 넘어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과연 누가, 대체 무엇으로?

당신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 세계가 인류 공동의 과제로 도전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큰 테마 중 하나가 바로 빈곤 종식과 삶의 질 향상이기 때문이다. 빈곤을 몰아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선택한 방법은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매년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GEM Report: 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를 발간해 교육으로 이루려는 꿈을 알리고, 각국의 변화와 참여를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6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 요약본의 국문 발간(4)을 계기로 보고서에 담겨 있는 ‘지구촌 교육 의제’의 앞과 뒤를 짚어봤다.

 

 

미완의 성공, ‘모두를 위한 교육’

사실, 교육은 사람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의 권리이다. 1948년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문은 “모든 사람은 교육 받을 권리를 갖는다”(26)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인권은 그간 결코 평등하지도, 그리 포용적이지도 않았다. 잠시 시계 바늘을 30여 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1980년대 말 지구촌에는 자기 이름을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성인 비문해자가 8 7800만 명에 이르렀고, 학교 문턱에도 못 가는 아동이 1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교육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빈곤과 차별이었다.

 

빈부 격차와 함께 교육 불평등이 심각한 세계 문제로 떠오르면서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1990년 세계 각국은 태국 좀티엔에서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 세계회의’를 열고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어린이, 청소년과 성인에게 기초교육을 보장하기로”(좀티엔선언) 합의한다. 또한 2000년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세계교육회의에서는 그 바통을 이어받아 ‘모두를 위한 교육’(EFA: Education For All)의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아동을 위한 양질의 무상 초등교육 달성 △성인 비문해율 50% 개선 등 6대 목표를 정하고 2015년까지 이를 달성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같은 해에 유엔이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에도 교육 관련 목표(초등교육의 보편화, 성평등 촉진 등)가 포함돼 있었으나 아동 및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삼아 한계가 있었다. 반면 ‘모두를 위한 교육’은 “요람(유아)에서 무덤(평생)까지” 이뤄지는 교육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포용적인 ‘지구촌 교육 의제’로 주목을 받았다.

 

이 ‘모두를 위한 교육’을 선도한 국제 기구가 바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였다. 유네스코는 2002년부터 매년 혹은 격년으로 <모두를 위한 교육 세계 현황 보고서>를 발간해 세계 각국이 효과적으로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정책적 조언을 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지구촌 교육 의제로 자리했던 ‘모두를 위한 교육’은 결과적으로 ‘미완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괄목할 만한 진전은 있었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 세계의 초등학교 순 등록률은 그간 증가했지만, 중·저소득 국가의 아동 6명 중 1명은 여전히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성인 비문해율도 2000 18%에서 2015 14%로 나아졌으나, 그 차이는 4%p에 그쳤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7 8100만 명의 성인 비문해자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2015, ‘모두를 위한 교육’의 목표 달성 시한을 앞두고 국제사회는 인천에서 세계교육회의를 열고 ‘모두를 위한 교육’을 계승하는 새로운 교육의제를 채택했다. 이것이 바로 ‘인천 선언’을 통해 천명된 ‘교육2030(Education 2030)이다. 교육 2030이란 향후 15,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하기로 한 교육 의제라는 의미다.

 

교육 2030은 ‘모두를 위한 교육’의 유산을 토대로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지구촌의 핵심 의제를 담아낸 범세계적인 교육비전이다. 2015년 유엔이 새천년개발목표의 후속 의제로 새로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대 목표 및 169개 세부목표로 구성) 4번째 목표(SDG 4)에는 이 교육 비전의 핵심이 담겨 있다.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이 바로 그것이다. ,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가난, 질병, 분쟁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이들이 공평하고 포용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이가 평생학습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 건전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을 통해 “아무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지속가능발전목표의 슬로건), 국제사회의 의지를 담은 약속이기도 하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교육 2030의 함수 관계

지속가능발전목표는 한마디로 ‘공존’을 위한 목표이다. 사람과 사람의 공존, 사람과 지구의 공존, 그리고 지금 세대와 미래세대의 공존에서 인류 평화와 번영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교육과 직접 연관된 SDG 4는 교육 2030의 주요 목표를 압축해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속가능발전목표는 SDG 4 이외에도 보건, 경제성장과 고용,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등 다수의 교육 관련 세부목표들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 2030이 시작된 첫해에 발간된 <2016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에는 SDG 4 이외에도 다른 지속가능발전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제안이 함께 담겨 있다. 이 보고서에 ‘사람과 지구를 위한 교육: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기’(Education for people and planet: creating sustainable futures for all)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Planet), 번영(Prosperity), 사람(People), 평화(Peace), 공간(Place), 파트너십(Partnerships) 등 알파벳 P로 시작하는 6가지 단어를 테마로 삼아 지속가능한 발전과 교육의 밀접한 관련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앞부분의 5가지 P가 지속가능발전에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 연관성과 당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또 하나의 P로 시작되는 파트너십 부분에선 교육 2030 의제를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즉 통합된 대응 및 협력 방안을 담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목표 달성을 위한 재원 조달과 정책 시행, 그리고 의제의 이행을 도울 파트너들(지역 및 중앙 정부, 시민사회, 학계, 민간부문, 전 세계의 다층적 이해관계자 조직들)과의 파트너십이다. 바로 이 대목이 국제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만년 지각생’이 된 인류

만약 교육 2030의 목표가 2030년까지 달성된다면 인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더 나은 세상’에서 함께 살게 될 것이다. 가령 고등학교 교육 보편화가 이뤄지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은 1000명당 68명에서 54명으로 크게 줄 것이다. 소득 창출의 기회가 늘어나 삶의 질이 나아지고, 보건의식이 높아지면서 유아 건강 또한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고·집계된 데이터들은 ‘모두를 위한 교육’에 이어 ‘교육 2030 (SDG 4)의 경우도 인류가 목표 지점에서 너무 뒤처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DG 4의 첫 번째 세부목표(SDG 4.1)는 ‘2030년까지 양질의 초등 및 중등교육 보편화(무상 교육), 즉 모든 아동과 청소년이 초등 및 중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는 이 교육 과제를 달성하는 데 50년이나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초등교육 보편화는 2042년에, 중학교 교육 보편화는 2059년에,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 보편화(SDG 4 3번째 세부목표) 2084년에나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가장 가난한 나라들은 가장 부유한 나라들보다 100년 늦게 초등교육 보편화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우울한’ 현실을 감안해 ‘교육 203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구와 인류의 지속적인 공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바꿔야 하며, 긴급성을 가지고 정책과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국가, 민족 등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파트너들의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꿈과 불편한 진실 사이

제프리 삭스 유엔 사무총장 지속가능발전목표 특별자문관이 이번 보고서 서문에 담은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은 울림을 우리에게 남긴다.

 

“냉소적인 사람들은 ‘SDG 4는 달성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그러한 현실 안주는 무모한 것이며 결코 도덕적이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현재의 청소년 세대를 적절한 학교교육 없이 방치한다면 그들과 세계를 미래의 가난, 환경적 병리 현상, 심지어 사회적 폭력과 다가올 수십 년의 불안에 영원히 묶어두는 셈이 됩니다. …핵심 사안 중 하나는 재원 조달입니다. 오늘날 교육에 대한 개발원조액은 2009년보다 적습니다. 이것은 부자 나라가 갖고 있는, 중심을 잃은 근시안적 사고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여국들은 진정 그들이 전 세계 저소득국가들에 대한 교육원조를 줄임으로써 ‘돈을 절약하고 있다’고 믿는 것인가요?

 

그의 지적처럼 국제사회의 교육에 대한 개발원조액은 최근 4년간(2011~2014) 2009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그림 2 참고). 물론, 이는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인해 각국이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일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렇기만 할까.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양질의 무상교육(초·중·고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연간 390억 달러( 44 1000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금액은 어마어마해 보이지만, 사실 전 세계가 매년 군사비로 지출하는 돈 중에서 단지 8일치에 해당될 뿐이다(그림 3 참조). 평화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이 바로 교육이라는 사실에 세계가 동의하면서도, 전쟁 물자에 그 수십 배의 돈을 쏟아붓는 현실은 또 하나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SDG 4로 대표되는 교육 2030의 목표에는 ‘강제성’이 없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지구촌 이웃들을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갈 동반자로 여기느냐, 아니면 저 멀리 별개의 존재로만 여기느냐에 따라이 원대한 꿈의 성패는 달라질 것이다. 교육 2030시대를 처음 여는 이 보고서가 누군가에게는 참여를 권하는 초청장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진실을 일깨워주는 경고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송영철 유네스코뉴스 편집국장

 

 

 

자료 출처

2016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 (en.unesco.org/gem-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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