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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호] 유네스코 칼럼 / 당신의 ‘우리 마을 IQ’는 얼마입니까?
작성일 2017.03.02
담당부서 교육팀 분류 교육

[729] 유네스코 칼럼

당신의 우리 마을 IQ’는 얼마입니까?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과 용인 등 대도시에서만 살아온 내가 5년 전 충남 서천으로 내려가 살기 시작하면서 우리 마을, 우리 지역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바다낚시를 하러 갔는데 물때를 확인하지 않아서 헛걸음만 하고 돌아오자마자 스마트폰에 서천 지역의 물때를 알려주는 앱을 깔았다. 지역에 있는 수산시장에 갈 때마다 팔려고 내놓는 해산물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제철’에 대한 감각도 생겨나고 있다. 집을 지으려고 땅을 파다가 ‘뻘’이 나오는 것을 보고, 여기가 과거에 바다였고 일제강점기에 간척된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보편적 과학지식, 세계화, 정보통신과학기술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이런 지역적인, 전통적인, 맥락적인 앎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지표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시민들의 삶의 질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OECD 행복 순위 36개국 중 27, 사회적 유대감 32, 자살률 1, 1인당 근로시간 1, 스트레스 보유율 95%, 여가시간 불만족 48.2%, 정신과 치료 환자 증가율 35.9%가 그 일부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갈래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하나는 시민들, 특히 아동과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이해하고, 마을의 생태・문화가 자신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의 폐해를 완화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 과정에 더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의 강화가 그 토대가 된다. 그러나 시민들의 자기 지역과 마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주권자로서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의 공약을 어떤 근거로 평가할 것인가. 자신들이 원하는 행복하고 좋은 삶의 기준에 따라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활동이 학교 안팎의 환경교육과 연결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서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첫째, 지역 주민들은 자기 지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동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따라 지역 이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랫 동안 그 지역에서 살아온 토박이와 최근에 이주(귀농귀촌)해온 이주민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역 이해도와 지역 선호도 또는 그 지역에서의 삶에 대한 만족도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둘째,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알아야 할 지식은 어떤 것들일까.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지역의 주된 산업과 업종은 어떤 것이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과 축제는 어떤 것들일까. 내발적(內發的)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원주민의 전통생태지식을 발굴하고 지역 정책에 반영할 필요도 있다.

 

셋째, 시민들의 지역 이해가 그들의 정치적 선택과 어떻게 연결될까. 지역에 대해 잘 안다 해서 저절로 합리적인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수도 있다. 정당, 협동조합, 각종 모임 등 지역의 정치적 지평을 형성하는 집단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그들은 지역에 대해 어떤 이해와 태도를 가지고 있을까.

 

서천에 사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는 청소년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토박이는 지역을 잘 알지만 싫어하고, 귀촌인은 지역을 잘 모르지만 좋아한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토박이와 귀촌인의 협력이 중요하다. 양평군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지역의 상징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해장국’이라는 대답이 제일 많이 나왔다고 한다. 우리 지역의 관광안내지도를 교실 벽에 붙여놓고 수업에서도 활용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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