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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호] <2015년 유네스코 브릿지 인도·파키스탄 프로젝트 사례 연구 보고서> 속으로 / “문해로 삶이, 세상이 바뀔까요 정말?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작성일 2016.12.02
담당부서 브릿지 아시아팀 분류 교육

[726] <2015유네스코 브릿지 인도·파키스탄 프로젝트 사례 연구 보고서> 속으로

문해로 삶이, 세상이 바뀔까요 정말?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 10 28일 문해교육을 통한 인도와 파키스탄 여성들의 생활 변화 및 권리 증진 사례와 성과를 담은 <2015 유네스코 브릿지 인도·파키스탄 프로젝트 사례 연구>

발간했다. 2015년 ‘유네스코 브릿지 아시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양국에서 추진된 교육 내용과 성과를 담은 이번 보고서는 특히 비문해 여성들이 문해자가 되면서 겪게 되는 일상 및 지역사회의 변화 사례를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보고서 발간을 맞아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브릿지아시아팀이 특별한 소개글을 전해왔다.

 

 

“저, 이거 좀….

 

전통의상인 ‘사리자락’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마치 와서는 안될 곳에 와 있는 사람처럼 불안해 보이는 어떤 아주머니가 내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남성들로만 가득찬 은행, 마치 목욕탕 ‘남탕’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내민 건 다름 아닌 출금전표. 그제서야 나는 사태를 파악한다. ‘아, 글을 모르는 분이구나.

 

언제 줄어들지 모르는 긴 줄에서 기다려야 하고, 볼펜마저 고객이 직접 들고 와야 하는 인도의 정부은행 지점. 그 덥고 짜증나는 공간에서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있던 그녀는 ‘남탕에서 만난 같은 여성’이란 연대감으로 말조차 잘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외국인인 내게 말을 건넨 건 아니었을까. 나는 이윽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출금전표를 써내려간다. 500루피 인출.’ 설령 내가 동그라미 하나를 더 쓴들 그녀는 모를 것이다. 자기 통장에 얼마가 들어있는지도. 은행 직원이 말해주는 대로 기억할 뿐이다. 누군가가 그녀의 손가락을 들어다가,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도 모르는 종이에 지장을 꾹 찍는다. 그녀는 그저 그들이 정직한 사람이기를 바라는 도리밖에 없다.

 

글을 모르는 비문해자들에게 세상은 굉장히 폭력적이다. 지나가는 버스들은 어디로 가는지 도통 알 수 없고, 핸드폰이 손에 있어도 전화를 걸 수 없다. 시계를 읽을 수 없으니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고, 정부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마련 특별 대책을 내놓은들 누가 찾아와서 친절히 말해주기 전까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다보니 저소득국 문해교육 현장에 가면 “글자를 배웠더니 집이 생겼다”거나 “글자를 배웠더니 보건소 의사가 그제서야 제대로된 약을 처방해주더라” 같은 ‘엄청난 변화’를 자랑하는 학습자들을 쉽게 만난다. 글을 읽고 쓰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해교육(Literacy education)을 그냥 읽기, 쓰기와 셈하기를 가르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 비문해자들에게 문해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경험이자,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지역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사회적 출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평생을 ‘당연한’ 무시와 차별 속에서 살아왔던 인도·파키스탄의 불가촉 천민과 무슬림 여성들에게 문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성의 문해교육과 변화’(Women, Literacy, and Empowerment)

라는 부제가 달린 이번 보고서는 성인 여성 학습자들이 교육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권리가 강화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또한 이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각 나라별 맥락에 맞게 어떠한 활동들이 진행됐는지, 한 번 배운 글을 다시 잊어버리지 않도록 어떤 지원이 이어지는지, 더 나아가 교육에 참가한 후 참가자 가족의 생활수준과 자녀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 ‘브릿지 아시아 프로그램’ 실시 현장의 이모저모를 담았다.

 

오랜 종교적·정치적인 대립으로 ‘싸우지 않으면 이상한’ 두 나라의 사례를 한 데 묶어 소개한다는 점이 특이하지만, 이 두 나라 역시 우리나라와 북한의 관계처럼 다른 점이 많은 한편으로, 보면 볼수록 닮은 점 또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두 나라의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 서로에게 배울 점도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가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칭찬해주세요’라고 자랑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해 봅시다’라고 말하는 보고서이길 기대한다. 동시에 한국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문과 영문으로 만들었다.

 

 

송이오 브릿지아시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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